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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제품은 짧고 이름은 길다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사과 한 쪽을 베어 먹은 모양의 애플컴퓨터 로고에는 몇 가지 해석이 있다. 스티브 잡스가 회사명을 지을 때 마침 입에 물고 있던 사과를 보고 작명했다는 일화가 있다. 또 다른 해석은 세계 최초의 컴퓨터를 개발했지만 동성애 혐의로 핍박받아 청산가리를 넣은 사과를 먹고 자살한 영국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에 대한 존경심에서 만들었다는 것이다.

사과와 컴퓨터는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지만 오늘날 애플컴퓨터는 첨단과 혁신의 상징으로 인식된다. 마찬가지로 자바·아마존·스타벅스·구글 등도 제품과 연관성이 먼 이름으로 소비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나중에는 업계 1등으로 발전하면서 대표성을 갖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중소기업은 브랜드를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대기업에서나 수행할 수 있는 사치품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미 시장에서 기반을 닦은 대기업보다 새롭게 출발하는 벤처·중소기업에 브랜드는 더욱 중요하다. 사람도 첫인상이 중요하듯 신생 기업은 브랜드로 기존 제품보다 혁신적이거나 탁월하다는 인상을 소비자에게 심어줘야 한다.

제품이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면 브랜드는 소비자의 마음속에서 만들어진다. 소비자는 브랜드를 알고 나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소비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소비자의 주목을 끌고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자체 브랜드를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기업은 파산해도 1등 브랜드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삼성제약의 에프킬라는 지난 1998년 한국존슨에 매각됐다. 당시 제조공장과 시설을 포함해 모두 387억원에 매각됐는데 이 중 ‘에프킬라’ 브랜드가 297억원이었다. 브랜드가 기업 총자산의 77%를 차지한 것이다.



브랜드가 가치를 발휘하려면 기업이나 제품의 가치와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 락앤락(Lock&Lock)은 잠그고 또 잠근다는 의미다. 완전한 밀폐력을 보장한다는 제품의 콘셉트를 제대로 살린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쿠쿠는 밥솥 가격과 밥맛의 우위를 강조하고 철저한 서비스로 성공한 브랜드이다. ‘쿠쿠하세요, 쿠쿠!’ 이 광고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쿠쿠라는 단어는 ‘요리(cook)’와 ‘뻐꾸기(cuckoo)’의 합성어로 전기 압력 밥솥으로 밥을 지을 때 증기가 배출되는 소리와도 비슷하다.

글로벌 기업 애플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락앤락과 쿠쿠전자도 브랜드의 중요성을 알고 브랜드를 관리했기에 오늘의 성공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제는 내 브랜드, 내 이름으로 오래 길게 승부를 걸어보자.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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