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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시각효과산업 경쟁력 키우려면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영화 시각효과(VFX) 기술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현실에서 경험하기 힘든 극한 상황이나 아직 가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호기심 등을 현실보다 더 현실적으로 구현해내는 다양한 시각효과에 관객들은 열광하고 있다. ‘암살’이나 ‘인천상륙작전’만 보더라도 지금은 볼 수 없는 역사의 한 장면을 구현해내는 영화 기술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VFX에 대한 관객의 호기심과 선호도가 영화 흥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지며 관련 산업의 규모 역시 팽창하고 있다. 지난 2015년 기준 전 세계의 VFX 산업 규모는 378억달러에 달했고 미국·중국의 경우 전체 제작비 대비 18%에 이르렀다. 국내 영화시장에서도 VFX를 이용한 영화 제작이 증가하고 있다. 2013년을 기준으로 국내 업계가 작업한 외국영화 48편을 포함해 총 158편이 제작됐다. 관련 제작비 역시 전체의 20%에 육박하는 등 세계 추세와 함께하고 있다.

영화 VFX를 구현할 수 있는 국내 컴퓨터그래픽(CG) 스튜디오는 수년 전부터 중국 등 아시아에서 여러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해왔다. 기술력을 해외에서 인정받은 셈으로 일부는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하지만 중국은 거대 자본을 이용해 자체 스튜디오를 구축하고 있으며 인도·태국은 미국 할리우드 외주 작업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국내 VFX 산업의 경쟁력 유지와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선진 영상기술 도입과 CG 기술 개발을 위해 ‘해외 전문가 멘토링 지원’과 ‘특수효과(SFX) 우수 장면 개발 지원’ 등 여러 사업을 하고 있다. 올해에는 CG 렌더링과 관련한 공공 인프라 구축도 앞뒀다. 렌더링은 영화 CG 작업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과정이다. 작업의 빠른 처리와 안정적인 제작 환경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고성능 렌더링 시스템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 콘텐츠 해상도가 높아지고 영화 프레임당 데이터 용량이 매우 큰 3차원(3D), 4차원(4D) 입체영화와 가상현실(VR) 콘텐츠 제작이 증가하고 있어 렌더링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하지만 렌더링 시스템은 대규모의 자본 투입과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잦은 업그레이드로 유지·보수의 부담이 크다. 민간에서 구축하기 어려운 이 작업을 영진위가 대신해 관련 업계에 서비스할 계획이라는 의미다.

영진위는 1973년 ‘영화진흥공사’라는 이름으로 창립된 이래 필름 영화 제작을 위한 모든 기술 서비스를 담당해왔다. 설립 당시 민간 기업이 감당할 수 없던 인프라를 구축하고 선진 기술을 개발·보급해 오늘날의 한국 영화 산업을 이끌었다. 이제 제작 기술의 디지털화에 발맞춘 변화를 일구고 있다. 전문 인프라 조성과 정교한 지원 사업으로 VFX 등의 영화 기술이 한국 영화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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