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세상에 각각 하나뿐인 권총 두 자루를 갖고 왔다. 그리고 마침내 리우에서 세상에 하나뿐인 총 가운데 하나인 스위스산(産) 50m 권총을 손에 쥐고 한국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3회 연속 금메달의 신화를 이뤄냈다.
‘사격 황제’ 진종오는 자신의 권총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이를 잘 아는 스위스 총기회사 모리니는 진종오만을 위한 10m 공기권총, 50m 권총을 만들어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선물했다. 명품 총기회사인 모리니한테도 세계적인 총잡이 진종오는 훌륭한 홍보수단이기 때문이다.
모리니는 2년에 걸쳐 권총 두 개를 특별 제작했다. 색상과 디자인은 모터스포츠 포뮬러원(F1)의 전설적인 드라이버 미하엘 슈마허의 레이싱카를 참고했다.
진종오의 스위스 총은 무엇보다 강렬한 빨간색이 인상적이다. KT 사격단의 한 관계자는 “진종오와 모리니가 색상·방아쇠·손잡이 등 모든 부분을 상의해서 만든 총”이라고 전했다.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쓰는 권총에 우열을 매기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진종오의 스위스산 50m 권총은 이번 리우올림픽 3연패 달성과 함께 그 진가를 입증해냈다. 특히 50m 권총에는 진종오가 보유한 본선 세계신기록을 나타내는 ‘WR583’이 적혀 있는데 이것이 진종오에게 정신적으로 큰 힘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경기에서 메달 획득에 성공하지 못한 10m 공기권총에는 ‘진종오 No.1’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진종오는 자신만을 위한 총에 더욱 믿음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 경기에 앞서 진종오는 “나만의 맞춤형 총인 만큼 신뢰가 간다”며 “올림픽에서 많은 기록을 세운 뒤 이 총이 우리나라 박물관에 전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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