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조카를 폭행해 숨지게 만든 20대 이모 사건과 관련 경찰이 추가 자백을 받아내면서 아이의 사망원인이 ‘익사’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11일 전남 나주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3살 조카를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이모 A(25·여)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물이 담긴 욕조에 5회가량 반복해 머리를 눌렀다”는 추가 자백을 했다.
이에 전날까지 A씨는 “조카가 말을 듣지 않고, 설사 증세로 변을 침대에 흘리자 화가 나 목을 졸랐다”고 진술해 사망원인이 경부 압박으로 인한 질식사로 추정됐으나 고의로 ‘익사’를 시켰을 정황이 드러났다.
또 A씨가 조카 B군에게 지속적 학대를 저지른 정황도 포착됐다. A씨는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 7월 B군의 팔을 발로 밟아 골절상을 입혔고 B군은 팔에 깁스를 하게 됐다. 또 A씨는 B군을 양육한 두 달여간 폭행을 저지른 사실도 시인했다. 학대 기간은 비교적 오랜 시간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A씨가 “분노조절 장애가 있다”고 경찰에 진술한 점, 지적장애 3급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점 등으로 추후 법정에서 살인의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을 경우 살인죄가 아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받을 수 있다. 살인죄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지만, 아동학대치사는 사형이 빠진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 질 수 있다.
경찰은 고의성을 입증하지 못하더라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성립한다는 논리를 제시, A씨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해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B군이 A씨와 단둘이 살기 전 친모, 이모와 함께 살던 시기에도 학대를 받은 적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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