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가 김용(사진) 세계은행 총재의 자동 연임에는 반대한다는 사설을 10일 실었다.
FT는 오는 2017년 임기가 끝나는 김 총재가 학계와 공중 보건 분야에서 뛰어난 경력을 쌓았으나 경제개발 부문의 경험이 전무할 뿐 아니라 세계은행 같은 크고 복잡한 조직을 이끈 적이 없는 인물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총재가 취임한 지 4년이 경과한 현재 세계은행 내부에서는 김 총재를 연임시키려는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소개했다.
세계은행 직원들은 수십 년간 미국인과 유럽인을 각각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총재로 앉혀온 밀실 협상을 끝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총재 선임 과정의 개혁이 없다면 세계은행이 시대착오적 기관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김 총재의 업적을 어떻게 평가하든 간에 그가 선임된 불투명한 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개도국 시각에서 볼 때 세계은행의 정통성은 미국의 총재직 독점으로 오랫동안 훼손됐고 결과적으로 중국이 양자 간 대출 혹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같은 경쟁적 기관의 지원으로 미국의 지위에 도전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했다는 것이 FT의 분석이다. 한국에서 태어난 김 총재는 미국 이민 1.5세대로 하버드대 의대를 졸업하고 의료자선단체 ‘파트너스인헬스’를 창설해 의료 낙후 지역에서 에이즈 퇴치활동 등을 벌였으며 미국 다트머스대 총장을 지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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