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홍수처럼 미국으로 밀려든 중국산 저가제품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1일(현지시간) 중국산 저가제품 수입으로 제조업 분야에서 경제적 타격이 컸던 지역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높게 나온 것이 입증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산 제품 때문에 미국 제조업 기반이 무너지고 일자리가 줄어든 데 대한 반발심리로 이른바 ‘트럼프 현상’이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이 신문의 분석 결과 실제 경제적 타격을 입은 100개 카운티 중 89개 카운티에서 트럼프가 공화당 예비선거에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남부의 경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하는 흑인이 워낙 많은 탓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가구산업을 예로 들었다. 실제 노스캐롤라이나 주 카토바 카운티의 제조업 고용인구는 2000년 7만9,000명에서 2014년에 3만8,000명으로 줄었다. 중국산 가구가 밀려오면서 가구산업이 위축된 결과였다. 이 카운티의 히코리 시 실업률도 1990년대 말 2%에도 못 미치다가 2010년부터는 15%를 넘었다.
지난해 미국으로 들어온 중국산 가구는 204억 달러로 2000년 44억 달러보다 약 5배 많아졌다. 이로 인해 경제적 타격을 입은 주는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테네시, 아이오와, 위스콘신 등. 현재 중국산 가구의 비중은 미국이 수입하는 전체 가구의 절반까지 높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보다 먼저 일본, 멕시코, 대만 등의 제품이 미국에 수입됐을 때에는 미국의 많은 도시가 적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몰려든 중국산 제품은 경제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격렬하게 미국 산업을 흔들었다고 보도했다.
이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뿌리 깊은 정치적 불만을 불러오고 있다고 신문은 해석했다. 제조업 기반 붕괴와 일자리 감소가 글로벌화에 대한 환멸을 초래해 자유무역 반대를 기치로 내건 트럼프가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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