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된 한반도의 통일이 진정한 의미의 광복입니다.”
호사카 유지(保坂祐二·60) 세종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는 1988년부터 30년 가까이 한국에 살면서 한일관계 등을 연구했다. 지난 2003년 귀화한 그는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진실”이라고 주장하며 2009년부터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장을 맡는 등 독도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또 일본 출신 한국인으로서 한국과 일본 정부를 향해 쓴소리할 줄 아는 지식인으로 평가받는 지식인이다.
호사카 교수는 광복 71주년을 하루 앞둔 14일 진정한 의미의 광복을 묻는 질문에 주저 없이 남북통일을 뽑았다. 그는 “광복절은 한반도가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해방됐다는 데 의미가 있지만 이는 곧 한반도 분단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한민족은 일본 제국주의로 인해 정신적으로 갈라진 것이며 이를 극복하는 통일이야말로 일본에 의해 잃어버린 조국을 되찾는 진정한 광복이라는 얘기다.
지난 2일 일본 정부가 방위백서에서 또다시 주장한 독도 영유권에 대해서도 일본 측 주장이 지닌 모순을 날카롭게 꼬집었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내세우는 가장 중요한 근거는 1905년 독도를 시마네현에 편입할 당시 독도가 주인 없는 땅이었다는 점”이라며 “하지만 일본 정부는 그보다 앞선 1904년 독도라는 지명과 섬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이를 기록한 정부문서가 현재 일본 국립공문서관에 보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공식출범한 위안부 재단에 대해서도 “일본정부는 돈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위안부 재단은 지난해 12월 한·일 양국 정부가 체결한 합의에 따라 일본 정부가 10억엔(약 1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해 조성된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 정부는 10억엔이나 줬으니 위안부 문제는 이제 끝내자고 할 것이 아니라 돈이 아닌 진정한 사과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사카 교수는 남북통일과 한일관계 회복 등을 위해서는 유연한 외교가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상황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외교적 수단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 아니면 다른 건 없다는 식으로 밀고 나가면 외교적 상황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오히려 경직될 위험이 크다”며 “평화라는 본질은 유지하면서 다양한 외교적 경우의 수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두형기자 mcdj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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