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을 방문 중인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중국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인 장가오리 부총리 등 고위관료들과 만나 이 같은 계획을 전달했다. 애플 대변인은 “새로 지어질 R&D센터는 현지 협력업체는 물론 중국 대학과도 힘을 합쳐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쿡 CEO와 장 부총리가 면담한 자리에는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홍하이그룹 궈타이밍 회장도 배석했다. 애플 측은 R&D센터의 위치나 직원 수, 총 투자금액 등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애플의 새 R&D센터 건립은 아이폰 판매 하락 등 중국에서의 실적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거센 도전으로 애플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악화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2·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가 14%로 1위, 오포와 비보가 각각 2·3위를 차지한 가운데 애플은 5위에 그쳤다.
애플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가 늘어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R&D센터 건립을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WSJ는 애플이 현지 투자로 여러 중국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고용을 창출하는 등 중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중국 당국에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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