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으로부터 접근 금지 조치를 받고도 동거하던 여성의 집에 침입해 폭행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노경필)는 18일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50)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 1년, 80시간의 사회봉사를 판결받았다. 이에 검사는 죄질에 비해 형이 약하다며 항소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A씨가 동거하던 여성 B(45)씨를 감금했다”며 “이에 B씨가 탈출과정에서 상해를 입게 해 법원으로부터 B씨에 대한 접근 금지 등 임시조치결정을 받았음에도 B씨의 집에 침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B씨는 물론 B씨와 함께 있는 남성에게 상해를 가했다”며 “이는 법원의 임시조치결정도 아랑곳 하지 않고 범행을 반복한 점 등에서 그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B씨 등과 합의한 점, 범행을 자백하고 뉘우치는 점, B씨가 탄원서를 제출한 점 등을 고려하면 1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 파기해야 할 정도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기각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25일 전남 광양시의 한 아파트에서 동거하던 B씨가 늦게 귀가하자 “다른 남자를 만나다가 늦은 것 아니냐”며 의심해 B씨를 폭행하고 9시간 동안 감금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B씨는 A씨를 피해 집 밖으로 도망쳐나가던 중 상해를 입기도 했다. 이에 지난해 12월31일 법원은 A씨에게 동거하던 아파트에서의 퇴거하고 B씨에 대한 접근금지 등을 명하는 임시조치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두달 후 A씨는 동거하던 아파트 현관문 앞에서 있다가 B씨가 다른 일로 문을 여는 틈을 이용, 해당 아파트에 침입했다. 아파트에 침입한 A씨는 B씨, B씨와 함께 있던 남성을 폭행, 각각 2주와 3주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혔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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