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경제민주화를 통해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틀을 바꾸지 않고는 20년 넘게 장기침체에 빠진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경제민주화가 경제활성화다’라는 주제로 특강을 열고 “전 세계적으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사회 안정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평소 ‘경제민주화 전도사’로 불릴 정도로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김 대표는 자신의 임기를 일주일가량 앞두고 열린 이날 강연에서 경제민주화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숙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이런 (양극화) 상태가 지속돼서 제도의 변화가 없으면 선동가가 출연하거나 사회가 붕괴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그런 현상이 없도록 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그런 문제를 해결할 방도를 마련하는 게 정부와 정치권의 과제”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일본이 아베노믹스에도 불구하고 장기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결국 구조개혁을 통한 경제민주화에 실패해서라며 우리도 일본과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아베노믹스가 반짝하다가 실패 사례를 남길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며 “기본적인 구조를 못 바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대기업 유보금이 일본 다음으로 높다. 돈이 없어 투자를 못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일본이 돈을 엄청난 규모로 풀지만 결국 돈 있는 사람이 자신의 자산가치를 높이는 데만 돈을 쓰고 우리나라도 그런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궁극적으로 “경제민주화를 제대로 해서 모든 경제주체가 공정한 룰에 입각한 경제활동이 허용되지 않는 이상 절대로 경제활성화도 이뤄질 수 없다”며 경제민주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국회의 역할을 강조하며 자신이 발의한 상법 개정안을 비롯해 더민주 의원들이 최근 내놓는 법안들이 모두 이 같은 연장선상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와 경제활성화는 결국 동시각적”이라면서 “경제민주화가 경제활성화에 마치 배치된다는 그런 시각을 갖지 말아달라”며 강연을 마쳤다.
강연을 마치고 한 참석자가 “전당대회 이후 경제활성화를 위한 토크콘서트를 할 생각은 없느냐”고 묻자 김 대표는 “전국 어디든지 돌아다니며 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오는 22일에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같은 주제로 조찬간담회를 열고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강연할 예정이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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