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북단 연평도에서 근무 중이던 해병대 부사관이 얼굴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돼 군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해병대에 따르면 18일 오전 5시 43분께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모 해병부대 내 야외 체력단련실 인근에서 A(23) 하사가 총탄에 맞아 숨져 있는 것을 동료 부사관이 발견했다.
동료 부사관은 “해안 정밀탐색 작전을 나가기 위해 체력단련실 근처를 지나던 중 쓰러져 있는 A 하사를 발견했다”며 부대 측에 알렸다.
발견 당시 A 하사는 얼굴에 총탄을 맞고 피를 흘린 채 숨을 거둔 상태였다. 왼손에는 다른 병사의 총기로 등록된 K1 소총 1정을 쥐고 있었다.
A 하사는 이날 오전 1시께부터 상황실에서 야간 근무를 했으며 이날 오전 8∼9시께 다음 근무자와 교대할 예정이었다.
해병대 관계자는 “상황실 근무자가 총기와 탄약을 관리하는 보관함의 열쇠를 갖고 있다”며 “A 하사가 다른 병사의 총기를 가져다 사용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A 하사는 지난 2014년 3월 해병대에 부사관으로 입대했고, 포항에서 부사관 교육을 받은 뒤 지난 2014년 7월 연평도의 해당 부대로 전입했다.
A 하사의 부모는 이날 오전 여객선을 타고 부대에 도착해 시신 상태를 확인했으며 “아들이 자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해병대는 A 하사가 총기를 손에 쥐고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해병대 관계자는 A 하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확인한 결과 사고와 관련해 의심할 만한 내용은 없었다며 “주변 동료들을 상대로도 추가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효정인턴기자 kacy95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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