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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내년 4월 이전 브렉시트 협상 개시할 듯

佛獨 선거일정, 브렉시트 찬성파 압력 감안 협상 앞당겨

불확실성 증폭 우려에 파운드화 가치 1% 급락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을 시장 예상보다 빠른 내년 4월 이전에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메이 총리가 내년 프랑스 대선과 독일 총선 등 유럽연합(EU) 주요국의 정치 일정, 정부 내 브렉시트 찬성파의 신속한 협상 개시 요구 등을 감안해 늦어도 내년 4월 이전에는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하기로 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영국 정부 관리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가운데 한 소식통은 내년 3월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협상 개시가 공식 선언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리스본 조약 50조는 EU 탈퇴 절차를 규정한 것으로, 회원국이 탈퇴 의사를 정식 통보하면 2년간 무역조건 등을 협의하도록 하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브렉시트 협상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소식에 금융시장은 불확실성 증폭을 우려해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1파운드당 1.3031달러로 전날보다 1% 이상 급락했다. 최근 2주간 최대 낙폭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경제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한 투기세력이 파운드화를 투매했다”고 전했다. 이날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도 0.83% 하락했다.

프랑스 대선은 내년 4~5월, 독일 총선은 9월 치러진다. 선거로 인해 두 나라의 리더십이 바뀌기 이전에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하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브렉시트라는 불확실성이 자국내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선거 이전에 탈퇴의사를 분명히 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지금까지 영국 내에서는 메이 총리가 내년 말에야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최대한 시간을 끌어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다른 회원국과 사전 협상을 충분히 진행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정부 내 브렉시트 찬성파인 보리스 존슨 외무 장관 등이 최대한 빠른 협상 개시를 원하고 있어 메이 총리가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통신은 분석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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