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사태’로 궁지에 몰린 새누리당이 22일 ‘민생 프레임’을 앞세워 야당에 역공을 가하고 나섰다. 야당이 ‘청문회 증인채택’을 둘러싼 입장 차이를 이류로 추가경정예산 처리 합의를 뒤엎은 가운데 공수(攻守) 역할을 바꿔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의원총회가 끝난 후 우병우 사태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지난 번에 얘기했잖아…”라는 대답만 남기고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앞서 이정현 대표는 지난 19일에도 “철저하고 신속하게 진상 규명이 돼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은 바 있다.
대신 새누리당 지도부는 추경 처리 불발의 책임을 ‘야당의 정치쟁점화’ 탓으로 돌리며 우병우 사태가 모든 민생현안을 집어 삼키는 블랙홀이 되지 않도록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지난 주 우병우 수석의 사퇴를 촉구한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본회의 무산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선(先) 추경·후(後) 청문회’ 합의를 파기한 야당에 있다”며 “3당 원내대표 간의 엄중한 합의가 이런 식으로 무시되고 파기되면 앞으로 국회는 어떻게 되겠느냐. 참으로 장래가 걱정된다”고 한탄했다.
김광림 정책위의장도 “야당이 자꾸 정치쟁점화해서 청문회 쪽으로 (몰고) 가는 것은 추경을 쳐다보고 계시는 국민들 입장하고 좀 다르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야당은 정국 주도권을 빼앗길 수 없다는 듯 이날도 ‘당청 때리기’에 집중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정수석 한 명 때문에 이 나라가 이렇게 흔들려야 하나. 많은 국민이 박 대통령의 태도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식물정부는 박근혜 정부가 자초했다”며 “우병우 수석은 민정수석 완장을 떼고, 검찰은 검찰에 깔려 있는 ‘우병우 사단’에 수사를 맡기지 말고 별도 수사팀을 구성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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