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경기도 의정부시 사패산에서 여성 등산객에게 접근해 목을 조르고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뒤 금품을 빼앗고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 피고인이 첫 재판에서 혐의 일부를 부인했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2부(허경호 부장판사) 심리로 22일 열린 첫 재판에서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정모(45) 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피해 여성의 뒤에서 목을 조른 것이지, 여성을 살해하기 위해 몸에 올라타 양손으로 목을 조른 것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피해 여성의 등 뒤에서 왼손으로 목을 감아 제압하는 과정에서 함께 넘어지고 이런 과정에서 여성의 목을 누른 것”이라며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음 재판 때 피해 여성의 부검을 담당한 법의학 교수의 의견을 듣고 싶다며 증인으로 신청했다. 변호인은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냐고 묻는 판사의 질문에는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피고인 정씨는 지난 6월 7일 오후 3시께 의정부시 사패산 호암사 100여m 부근 바위에서 금품을 빼앗고 성폭행할 목적으로 정모(55·여) 씨에게 접근해 목을 조르고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씨는 또 피해 여성의 상·하의를 벗기는 등 성폭행하려다 피해자가 의식을 잃고 미동이 없자 지갑만 챙겨 달아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지갑에 있던 현금 1만5,000원만 챙기고 신용카드와 지갑은 하산하면서 등산로 미끄럼방지용 멍석 아래 숨긴 채 도주했다. 그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범행 3일 만에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수했다. 경찰은 정씨를 강도살인 혐의로 수사하던 중 범행 직전 휴대전화로 성인 동영상을 검색한 기록을 확인, 추궁 끝에 성폭행 시도도 자백받았다. 검찰은 지난달 6일 범죄피해자구조심의회를 열어 피해 여성의 유족에게 구조금 2,490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다음 재판기일은 이날 증인으로 채택된 법의학 교수의 일정 조율 등 관계로 이번 주중 결정될 예정이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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