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중국 차이신망에 따르면 텅쉰은 지난 12∼17일 자회사인 황허 투자를 통해 징둥의 미국주식예탁증권(ADS) 802만주를 사들여 징둥에 대한 지분율을 21.25%까지 늘렸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통해 공시했다. 이로써 텅쉰은 징둥 창업자인 류창둥 회장(지분 18.2%)을 제치고 최대주주가 됐다. 텅쉰은 2014년 3월 징둥 주식 15%를 처음 매입한 이래 17.6%까지 지분을 늘려왔다.
징둥의 1대 주주가 바뀌었지만 류 회장의 경영권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류 회장은 징둥 지분율이 18.2%지만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주식 지분으로는 80.9%에 이르고 있다. 류 회장은 지난달 중국중앙(CC)TV와의 대담 프로그램에서 “징둥의 경영권을 장악할 수 없다면 차라리 모든 주식을 팔아치우겠다”고 밝혔을 정도로 경영권 집착이 강하다. 업계 관계자도 “징둥은 A주와 B주로 나뉘어있어 텅쉰의 지분확보가 류 회장의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텅쉰의 이번 조치는 징둥의 전자상거래 사업을 더 확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중국 인터넷업계의 판도를 급변시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징둥과 텅쉰의 이번 지분거래는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를 겨누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텅쉰의 소셜미디어 네트워크를 활용해 징둥의 전자상거래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포석이다. 웨이신은 하루 사용자가 5억명을 돌파한 중국의 최대 모바일 메신저로 즈푸바오와 같은 웨이신즈푸라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도 운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웨이신 사용자의 62% 이상이 웨이신즈푸를 통해 온라인 구매결제나 공과금 납부 등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웨이신 사용자를 징둥으로 몰아줄 경우 알리바바의 타오바오, 톈마오(T몰)에 위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징둥의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점유율은 23%로 알리바바의 58%에 미치지 못하지만 징둥은 광군제 등 판촉행사 때마다 ‘알리바바 타도’를 외치며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알리바바와 텅쉰은 온라인쇼핑은 물론 전자결제, 음식배달, 차량공유 등 모바일 서비스 분야에서 경합을 벌여왔다. 두 업체는 차량공유 서비스에서도 디디다처와 콰이디다처로 경쟁을 벌여오다 지난해 2월 합병을 결정하고 최근 우버 차이나를 인수한 디디추싱으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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