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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검찰 수사에 등장한 '안중근' 종이..회장을 지켜라





롯데그룹 사장단이 검찰의 비리 의혹 수사로 소환 조사를 받는 신동빈 회장을 위한 눈물겨운 충성을 보이고 있다.

23일 롯데그룹과 검찰 등에 따르면 코리아세븐 정승인 사장은 최근 참고인으로 검찰에 출석하면서 불필요한 진술로 회사에 누가 되지 않는다는 결의로 바지 속에 ‘안중근’이란 석 자가 적힌 종이를 부착했다. 정 사장은 평소 안 의사를 존경해왔으며 자신이 적은 글씨를 보며 마음을 다잡고 신 회장과 회사에 불리한 진술을 하지 않으려 최선을 다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사장은 롯데피에스넷의 손실 보전을 위해 2010~2015년 사이 4차례에 걸쳐 실시한 3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코리아세븐이 다른 계열사들과 함께 참여해 손실을 보도록 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롯데 관계자는 “정 사장은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으로 재직할 때도 안중근 의사 해외독립운동 유적지 탐방을 후원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등 안 의사에 대해 남다른 존경심을 갖고 있었다”며 “다소 엉뚱하긴 하지만 회사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는 결기를 그런 식으로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룹의 정책본부 운영실장을 역임한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도 최근 검찰 소환 조사 과정에서 신 회장에 대한 굳건한 충성심을 보여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에서 화제를 모았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의 6,000억원대 증여세 탈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김 사장을 상대로 당시 정책본부장이던 신 회장의 위법 사실 인지 여부 등을 캐물었으나 김 사장은 이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정병 롯데카드 사장도 검찰 조사에서 신 회장의 범죄 행위 연루 의혹을 극구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속 위기에 몰렸던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역시 비리 의혹과 관련해 신 회장의 지시를 받거나 보고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 내부에서 높은 점수를 딴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일부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오너 일가에게 불리한 진술을 해 신 회장의 눈 밖에 났기도 했다고 롯데 관계자는 전했다. 재계 관계자는 “검찰 수사의 최종 목표는 오너인 신 회장일 텐데 사장들이 경쟁적으로 ‘오너 지키기’에 나서고 있어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전문경영인들은 이럴 때 오너의 눈 밖에 나면 끝장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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