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라판 라마 나산(사진) 전 싱가포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92세로 별세했다.
나산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말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싱가포르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싱가포르의 ‘국부’로 칭송받는 리콴유 전 총리의 지지를 받은 나산은 1999년 단독 출마해 제6대 싱가포르 대통령에 당선됐고 2005년에도 역시 경선 없이 무투표로 재선해 2011년까지 10년11개월간 재임했다. 싱가포르의 최장수 대통령이다.
1924년 인도 타밀계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말레이시아 고무농장을 위한 법률회사에서 일하던 아버지가 대공황으로 일자리를 잃고 자살하면서 어려운 유년기를 보냈다. 일제의 싱가포르 점령기에 일본 경찰의 통역 일을 하면서 학업을 지속했고 전후인 1955년 보건사회 분야 공무원으로 관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외무부와 국방부·내무부 등에서 일했다.
1974년 일본 적군파 테러범들의 라주호 납치 사건 때는 민간인을 대신해 자발적으로 인질이 되기도 했다. 1990년대에는 말레이시아·미국 대사를 지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준 인물”이라며 애석해했고 토니 탄 대통령과 테오치히언 부총리는 “우리 시대의 거인”으로 추모했다. 나산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오는 26일 싱가포르국립대 대학문화센터에서 국장(國葬)으로 치러질 예정이다./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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