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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단대수석졸업한 英 청년…'열공' 한국학생들 자극받아

동국대학교 경영대 수석을 차지한 영국인 잭 웹스터(30)씨./출처=동국대학교




올해 동국대 경영학과의 단과대 수석은 한국 학생이 아닌 영국 캔터베리 출신의 잭 웹스터(30)씨가 차지했다. 24일 동국대에 따르면 웹스터 씨는 4년간 평점 4.5점 만점에 4.4점을 기록해 단과대 수석을 차지하며 25일 열리는 동국대학교 가을 학위수여식에서 성적우수상을 받을 예정이다.

외국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수석을 차지한 대단한 이 영국인의 도전의 시작은 크게 거창하진 않았다. 오스트레일리아로의 여행이 그의 한국과의 인연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8년 동안 골프선수로 활약하다 3년간 골프 코치로 일하던 웹스터 씨는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어 지난 2009년 오스트레일리아로 여행을 떠났다.

그곳에서 웹스터 씨는 한국인들을 만났고, 한국행을 결심하게 됐다. 그는 여행을 오거나 현지에서 일하는 한국인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며 한국이라는 나라에 호기심을 갖게 됐고, 한국을 직접 경험해 보고 싶다는 결심이 들었다고 한다. 그때까지 웹스터 씨의 한국에 대한 정보라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는 ‘박지성의 나라’가 끝이었다.

웹스터 씨는 “무작정 편도 티켓을 끊어서 2010년 1월에 한국에 왔다. 한국어학당에 등록해서 한국어부터 배우기 시작했다”며 한국에 오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돈을 아끼려 고시텔에서 숙식을 해결하기도 했다. 한국에 정착해 창업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뒤로는, 대학도 한국에서 다니기로 결심했다. 경영 기술을 배우길 원했고 대학 졸업장이 있어야 이후 창업도 수월한 한국 사회의 분위기를 읽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부족한 한국어 실력을 교양수업을 통해 향상시켰고, 다른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전공 수업도 열심히 따라갔다. 또 웹스터 씨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의 태도에 무엇보다 자극을 받았다고 밝혔다. 웹스터 씨는 “카페에서 몇 시간이고 앉아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면 정말 놀라웠다. 영국 스타벅스에서는 좀처럼 그런 풍경을 보기 어렵다. 처음 봤다. 시험을 앞두고는 밤을 새워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 모습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웹스터 씨는 타국에서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해 만점에 가까운 평점으로 수석 졸업을 하게 됐다. 수석을 차지하기 위해 그가 밤을 샌 것은 아니었다. 자신을 ‘아침형 인간’이라고 말한 웹스터 씨는 밤에는 수면을 취하고 새벽 4시쯤 일어나 그날 마쳐야 할 과제 목록을 작성해 공부를 시작했다. 그날 목표한 공부량을 채우면 시간과 관계없이 과감히 쉬기도 했다. 그의 뛰어난 학점에 영향을 미친 것은 단순한 공부의 양이 아닌 ‘순간 동안 얼마만큼 몰입하느냐’였던 셈이다.

현재 웹스터 씨는 한국에서 영어교육 사업 관련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경영학과에서 배운 서비스마케팅을 응용해 외국인의 관점에서 발견한 한국 영어교육의 문제점을 보완하면 사업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이미 사교육 시장에서 포화상태인 영어교육 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영국에서 골프 코치를 해서 가르치는 일을 사랑하고 잘할 자신도 있다”며 활짝 웃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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