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SLBM 발사는 올 들어 세 번째다. 그러나 4월과 7월 두 차례 모두 각각 10㎞와 30㎞를 비행한 다음 공중폭발한 것과 비교하면 이번 시험발사는 군사·기술 면에서 다른 차원의 발전이다. 애초 북한 SLBM의 전력화가 일러야 2~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았던 우리 군 당국 입장에서는 비상이 걸린 셈이다. 합참조차 북의 이번 시험발사를 “안보의 심각한 도전이자 유엔 안보리 결의의 중대 위반”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북의 SLBM 기술 진전에 우려를 표명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다음 단계로 핵추진잠수함 건조계획에 착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북이 SLBM 개발을 추진한 것은 핵탄두 소형화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전력 극대화를 위해 12발의 SLBM을 탑재할 수 있는 핵잠수함 건조 추진은 당연한 귀결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이번 시험발사만으로도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 따라서 핵잠수함 개발까지 성공하면 우리 안보에는 ‘재앙’적 상황이 전개될 수밖에 없다.
우리도 결국 핵잠수함 건조 등 수중 킬체인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부터 발사시 타격까지 포함한 작전개념인 킬체인을 수중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 군의 지상 킬체인 구축목표가 2020년대 초반이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조차 SLBM에는 한계를 보이기 때문에 추가 비용부담 우려에도 수중 킬체인 구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 우리 군 전체의 작전계획과 대비태세도 이에 맞춰 전면 보완·개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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