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 응시생들의 시험 중 화장실 사용을 금지하고 시험장 뒤편에서 소변 봉투로 용변을 해결하도록 하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수원시인권센터가 행정자치부와 인사혁신처를 대상으로 진정한 ‘국가 및 지방직 공무원 임용 필기시험에서 응시자의 화장실 사용 제한에 따른 응시자의 인격권 침해’ 사건에 대한 침해구제위원회를 24일 열고 인권침해를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인권위는 결정 내용을 수원시인권센터에 통보했으며, 결정문을 작성해 진정인인 수원시인권센터와 피진정인인 행정자치부·인사혁신처에 발송할 방침이다.
행자부와 인사혁신처는 인권위의 결정 내용을 수용할 지 여부를 결정해 후속 조치에 착수하게 된다. 인권위의 결정은 강제력을 지니지 않지만, 피신청인이 인권위 결정을 수용하지 않은 사례가 거의 없어 앞으로는 공무원 시험 응시생들이 소변 봉투를 사용하는 일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치러질 공무원 시험에서는 수원시인권센터의 요구대로 응시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수준으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수능과 토익, 대기업 입사 시험 등에서는 응시생들의 시험 시간 중 화장실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수능의 경우에는 화장실을 이용하려는 수험생과 같은 성별의 복도감독관이 수험생과 동행해 사용할 화장실을 지정하는 방식으로 수험생들이 시험 시간 중에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번 인권위 결정에 대해 수원시인권센터는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에서라도 인권위가 우리의 진정사건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린 것에 환영한다”며 “인권은 선택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다. 수험생 화장실 이용 인권침해 제도개선이 완료될 때까지 계속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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