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것만으로 폭발 직전까지 부풀어 오른 가계부채를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올해 2·4분기 가계빚은 직전 분기보다 10조원 이상 늘어난 1,257조원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 2011년 3.25%였던 기준금리를 최근 사상 최저인 1.25%까지 내렸지만 자금이 투자로는 가지 않고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면서 주택담보대출이 폭증한 탓이다. 그렇다고 금리를 올릴 수도, 과감한 규제를 할 수도 없다. 자칫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경우 가계가 부실화될 수 있고 이는 곧 금융 시스템 위기로 직결될 수 있어서다. 아파트 전매제한 조치를 발표 직전까지 고민하다 포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가계부채 문제 해결은 빚을 지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우선이다. 청년들이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 시달리고 경기침체로 지갑은 비어만 가는데 빚이 줄어들 리 만무하다. 청년취업 대책과 가계소득 증대 방안 등을 패키지로 엮어 가계부채에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돈의 흐름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창업을 활성화하고 투자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부동산으로 향하는 자금의 발길을 돌려놓을 수 있다. 가계부채는 부동산 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경제 전체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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