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검정고시에 이미 합격하고도 시험에 재응시하는 응시생의 비율이 상당수 인 것으로 드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일 치른 고졸 검정고시 지원자는 5,513명으로, 이 중 4,554명이 시험을 봐 3,601명이 합격했다. 그러나 지원자 중 697명, 응시자 중 581명, 합격자 중 578명이 이미 검정고시에 합격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응시자 중 12.7%가 검정고시에 합격했음에도 시험에 재응시한 것.
검정고시는 매년 두 차례 실시되는 시험으로, 필수 6과목(국어, 영어, 수학,사회, 과학, 한국사)과 선택 1과목(음악, 미술, 체육, 기술 등) 등 7개 과목으로 시험을 치러 평균 60점 이상을 받으면 합격이다.
검정고시는 여러 차례 볼 경우 그 중 가장 높은 성적으로 내신등급을 산정하기 때문에, 기합격자의 재응시 비율이 높은 이유는 이 처럼 대학 진학 때 좋은 내신등급을 받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고등학교를 다니는 것보다 검정고시 준비를 잘해 비교적 쉽게 좋은 내신을 받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응시생도 상당수다.
실제로 고등학교 3년 전체 학년의 성적을 일정 비율로 반영하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것보다는 검정고시를 치르는 것이 상대적으로 내신 성적을 받는데 유리한 면이 있다. 이번 고졸 검정고시에서 경기지역 전 과목 만점자 9명 중 10대가 6명을 차지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읽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자칫 고졸 검정고시가 내신 점수를 잘 받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검정고시의 근본 취지는 여러 사정으로 초·중·고교를 다지지 못한 이들에게 학력을 인정해줘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검정고시에 합격하고도 다시 시험을 보는 것이 언뜻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지만 진학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내신을 잘 받기 위해 시험을 다시 보는 것이 이해는 된다”고 말했다. /이재아인턴기자 leejaea55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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