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살인사건’의 피고인 김모씨(34)가 법정에서 “내가 유명인사가 된 것 같다. 이렇게 인기가 많을 줄 몰랐다”는 황당 발언을 했다.
김 씨는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유남근) 심리로 진행된 공판기일에서 검찰이 제출한 증거들에 대한 의견을 묻자 “증거에 대한 별도의 의견은 없다”며 이같이 대답했다.
이번 재판에서 김 씨는 “피해망상 등 정신질환과 상관이 없다”며 “이유는 모르겠지만 담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대응 차원에서 그런 일을 했던 것 같다”고 지난 재판의 진술을 반복했다.
김 씨는 지난 공판준비기일에서도 자신은 ‘정상인’이라고 주장하며 “어떤 여성이 담배를 피우다 내 발 앞에 꽁초를 던지고 가 갑자기 화가 치솟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또한 변호인의 도움이 필요 없다며 현재까지도 국선변호인의 접견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지난 5월 17일 오전 1시께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 상가 남녀공용화장실에서 A 씨(23·여)를 흉기로 수차례 칼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범행 당시 김 씨는 여성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며 남성 6~7명이 다녀간 30여 분 동안 화장실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씨는 “여성들에게 피해를 받은 일이 있어서 문제를 해결하려 했을 뿐, 여성혐오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다” 라고 주장했다.
김 씨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불안 증세를 보여 병원진료를 받아왔으며 2009년부터 조현병으로 6회 이상 입원치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달 9일 진행된다. 재판부는 이날 의사와 감정인, 피해자의 어미니, 김 씨의 고용주 등 총 7명에 대한 증인 심문을 진행한 뒤 사건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김 씨에 대한 1심 선고 결과는 이르면 오는 10월 중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ㄹ/이효정인턴기자 kacy95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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