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4단독 김수연 판사는 자가용 오토바이를 타고 퇴근하다 사고가 난 버스운전 기사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최모씨는 2014년 7월 오전 근무를 마치고 자신의 오토바이를 타고 퇴근하다 교차로에서 사고를 당했다. 최씨는 회사측의 지배·관리하에 출퇴근하던 중 사고가 난 만큼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자신이 맡은 노선의 버스 운행 시작 시간이 오전 6시 19분이어서 이 시간에 맞춰 차고지까지 가려면 자가용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었다. 공단은 오토바이가 최씨 소유이고 그 사용권한도 최씨에게 속한 만큼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며 신청 승인을 거부했다.
하지만 법원은 사고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사측이 출퇴근용 교통수단을 제공하지 않았고 원고가 사고 당일 출퇴근 방법으로 자가운전을 선택한 것은 배차받은 차량의 첫 운행시각에 맞춰 차고지에 도착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밝혔다.
통상 자가용 출퇴근이 산재로 인정 받으려면 회사 측에서 자가용 이용을 권유하거나 그에 필요한 비용을 지급하는 등 ‘유도 행위’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자가용 이용의 불가피성만으로 산재를 인정해준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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