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출신 아버지를 둔 불가리아 국적 교수가 이복 여동생과 한국에서 극적으로 상봉했다.
29일 한국을 찾은 카멘 남(59) 불가리아 소피아대 교수는 이날 입국 직후 인천공항에서 이복 여동생(49)을 처음 만났다. 남 교수는 “동생을 만나 행복하다”며 “지난 시간에 대해 동생에게 보상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지난 1957년 당시 불가리아 유학 중이던 남승범 전 김책대 교수와 불가리아인 어머니 예카테리나 사이에서 태어났다. 동생은 아버지가 북한에 귀국해 재혼한 뒤 낳은 2남1녀 중 둘째로 1998년 5월 탈북해 2007년 5월 한국에 들어와 현재 서울에서 살고 있다.
경기도의 초청으로 방한한 남 교수는 한국을 방문하고 동생을 만난 것에 대해 “행복하고 한국 방문과 동생과의 만남을 도와준 분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동생도 “아는 사람을 통해 소식을 듣고 3년 전부터 e메일로 불가리아에 있던 오빠와 연락을 주고받았다”며 “말은 안 통하지만 만나 힘이 되고 아버지와 못다 한 시간, 오빠에게라도 잘해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 교수는 “어린 시절 (아버지 없어 커) 힘들었다”며 “그동안 주불가리아 북한대사관 등을 통해 북한의 아버지와 연락을 하려 했으나 모두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 번도 아버지를 잊지 않았다”며 “아버지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으나 어느 순간부터 북한과 어떤 방법으로도 연락할 수 없었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남 교수는 다음달 2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경기도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강연하고 비무장지대(DMZ), 경복궁, 판교 테크노밸리 등도 돌아볼 예정이다./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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