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중재산업 활성화를 위한 국가지원 필요성 연구’ 용역보고서를 29일 발표했다. 용역은 사단법인 ‘기술과 법 연구소’가 수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아시아의 주요 국가들은 중재산업의 경제·사회적 가치에 주목해 정부 차원에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2010년 맥스웰 체임버스(Maxwell Chambers)라는 최신식 중재시설을 신설한 데 이어 지난해 자국 중재서비스를 찾는 고객들과의 교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이용자평의회’를 설치하기도 했다. 홍콩은 1985년부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중재산업을 키워왔다. 2006년부터는 중재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전문서비스지원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정부가 홍콩 시내 중심가에 자리한 국제중재센터(HKIAC) 건물을 무상 임대해 줄 정도로 관심을 두고 있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지난해 영국 퀸메리(Queen Mary) 대학이 실시한 ‘지난 5년간 가장 성공한 중재지’ 설문조사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세가 매섭다.
인도는 중재 규칙을 세계적인 표준에 맞게 개정한 것은 물론 전 세계 최대 규모를 목표로 ‘뭄바이 국제중재센터’를 짓고 있다. 중국 역시 최근 베이징과 상하이를 중심으로 중재산업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의 국제중재는 국내외적으로 신뢰도와 인지도가 높지 않은 실정”이라며 “아시아의 중재 강국들 사례를 비춰보면 중재산업 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지원과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강대국 사이 중립적인 위치, 활발한 국제무역 등 국제중재 친화적인 환경을 갖고 있어 물적 시설의 완비 등이 이뤄진다면 세계적 중재지로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이와 관련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중재산업 활성화를 위한 미래 비전 컨퍼런스’를 열고 중재산업을 집중 육성해 2020년까지 세계 5위권의 중재 강국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세계적 수준의 최신식 중재센터를 신설하고 엔터테인먼트·IT·스포츠 등 한국이 강점이 있는 산업 분야의 중재를 우선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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