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부촌 지도가 바뀔 준비를 하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에서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의 분양이 예정돼 있어서다. 다음달 분양을 앞둔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아크로리버뷰(신반포5차)’와 ‘신반포(18·24차)’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 단지 분양이 강남 3구의 동별 아파트 값 순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잠원동에서 역대 최고 분양가 단지 등장 예고=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아크로리버뷰 재건축 조합은 최근 다음달 분양을 앞두고 일반분양물량을 최종 확정했다. 595가구로 재건축되는 이 단지의 일반분양 물량은 41가구. 공급되는 규모는 적지만 일반분양가는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강변에 들어서는 데다 다음달 입주를 앞둔 인근 ‘반포아크로리버파크’의 매매가격이 최근 3.3㎡당 6,000만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현재 평균 분양가가 가장 높았던 곳은 올해 초 공급된 서초구 잠원동의 ‘신반포자이(3.3㎡당 4,290만원)’였다. 안성용 우리은행 부동산팀 차장은 “아크로리버뷰의 경우 당초 3.3㎡당 평균 분양가가 5,000만원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며 “최근 분양보증규제가 심해지면서 그렇게까지 가격을 높게 책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반포18·24차 통합 재건축 단지도 같은 달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곳의 평균 분양가 역시 3.3㎡당 4,0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3호선 잠원역이 걸어서 15분 정도 떨어져 있다. 아크로리버뷰보다 입지적으로는 떨어지지만 고분양가에 공급된 재건축 단지들의 연이은 흥행 성공이 분양 가격 책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5위 잠원동, 어디까지 상승하나=잠원동 고가 새 아파트 공급이 강남권 아파트 가격 지도에도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강남 3구에서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장 비싼 지역은 강남구 개포동(3.3㎡당 4,432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구 압구정동(3.3㎡당 4,209만원)이 뒤를 이었고 서초구 반포동(3.3㎡당 4,172만원)과 강남구 대치동(3.3㎡당 3,539만원), 서초구 잠원동(3.3㎡당 3,427만원) 등의 순이다.
지난 1월에만 해도 반포동(3.3㎡당 3,965만원)과 압구정동(3.3㎡당 3,913만원)에 밀려 3위에 머물던 개포동의 아파트 가격은 재건축 단지들의 일반분양이 이어지면서 1위로 올라섰다. 다음달 잠원동에서 역대 최고 분양가를 경신하는 단지가 등장한다면 순위 변동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 전문위원은 “개포동 아파트 매매가격이 재건축 단지의 분양과 맞물려 오른 것과 마찬가지로 잠원동도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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