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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정상회의 외교·안보] 동반자 물꼬 텄지만 역사·영토분쟁 접점 못찾아… '절반의 성공'

北 비핵화 등 한반도문제는 단호한 입장 '의기투합'



한중일 정상은 1일 오후 청와대에서 3국 정상회의를 갖고 북한 비핵화와 6자회담 복귀 촉구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신사 참배 등 역사의식과 독도·동중국해·남중국해 등 영토 영유권 문제를 놓고서는 첨예한 이해의 폭을 좁히지 못하고 원론적인 수준에서 의견을 교환하는 데 그쳤다.

3국 정상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북한 비핵화와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촉구 △정상회담 정례화 △3국 간 협력기금(TCF) 조성 등에 합의했다. 하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및 난징학살에 대한 사과와 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을 하지 않아 역사인식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북한 핵과 한반도 안정에 대해서는 3국이 의견 일치를 보았지만 얼기설기 얽힌 '동북아 패러독스'에 대해서는 해법이나 타협점을 마련하지 못해 '반쪽 회담'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박 대통령 "3국협력 정상화해야"=박근혜 대통령은 3국 정상회의에서 "동북아에서 경제적 상호 의존이 빠르게 심화되고 있지만 정치안보 측면의 갈등을 가져오는 문제들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어서 무한한 협력 잠재력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오늘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 협력을 정상화해서 협력의 장애물과 도전 요소를 함께 극복하고 진정한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 동북아에서 평화와 협력의 질서를 세워나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지역 평화에 초점을 맞췄다. 아베 총리는 "한중일 3국은 지역 평화와 번영의 큰 책임을 공유하고 있으며 모든 차원에서의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세 정상부터 정치적인 모멘텀과 추진력을 부여하면서 3국 협력의 새로운 걸음을 내딛고자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센카쿠열도와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아베 총리를 겨냥해 역사 문제를 파고들었다. 리 총리는 "(3국 간) 협력은 타당하게 역사를 비롯한 민감한 문제를 처리하는 토대 위에서, 동아시아 지역이 서로 이해를 증진하는 토대 위에서 이루는 것"이라며 "불행하게도 우리는 이렇게 가까운 세 나라인데 일부 국가들 간에 더 깊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 다분히 일본군 위안부와 난징학살에 대해 직접적인 사과를 하지 않는 아베 총리를 겨냥한 발언이다.



◇한반도 비핵화·북한의 6자회담 복귀 촉구=3국 정상은 공동선언문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했다. 3국은 공동선언문에서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개발에 반대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및 9·19공동성명상의 국제적 의무와 약속이 성실히 이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핵 해결에 대해 6자회담 당사국인 미국·러시아·중국·일본 정상들의 지지와 협조를 모두 이끌어냄에 따라 향후 북한의 태도변화를 유도하는 데 있어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리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은 자리에서 "북핵 불용 및 북한의 긴장고조 행위 반대 등 북한 문제에 대해 한중 양국이 공감대를 강화해나가고 있다"며 "중국이 계속해서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리 총리는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수호하고 비핵화 목표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며 "관련 국가들은 현재 한반도의 긴장완화 추세가 거꾸로 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한반도의 비핵화 프로세스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강하게 촉구한 것이다.

◇3국 간 협력기금 조성·회담 정례화=3국은 공동으로 협력기금(TCF)을 조성하기로 했다. 학계나 시민단체가 추진하고 협력방안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으로 각국 정부가 일정 금액을 출연하기로 했다.

아울러 3국 정상은 한중일 정상회의가 양자 간 현안 갈등이나 영토 영유권 분쟁 등으로 중단되지 않고 대화의 끈을 이어갈 수 있도록 3국 정상회의를 매년 여는 것으로 정례화하기로 했다. 지난 1999년 '아세안(ASEAN)+3(한중일)'회의 계기에 최초로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한 후 2008년부터 매년 열리던 3국 정상회의는 2012년 5차 베이징 회의 이후 한일·중일 관계 악화로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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