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탄핵으로 권력을 장악하고 ‘우파의 아이콘’으로 단숨에 떠오른 미셰우 테메르(75) 새 대통령은 어떤 인물일까.
1940년 상파울루의 레바논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테메르는 1920년대 부모를 따라 브라질로 이주했다. 1963년 중남미 최고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상파울루 주립대(USP) 법학과를 졸업한 테메르는 노동변호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상파울루 가톨릭대학(PUC-SP)에서 강의를 하던 중 1970년 상파울루 주 정부 검사로 임명됐다. 검사와 변호사로 활동하던 테메르는 1981년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에 가입하며 정치인으로 변신한다.
1994년 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테메르는 승승장구했다. 1995년 PMDB의 하원 원내대표를 지내고 하원의장도 세 차례나 역임했다. 현재는 제1당인 PMDB 대표로서 정치권에서 상당한 세력을 구축하고 있다.
테메르는 브라질 정치권에서 ‘킹메이커’로도 알려진 인물이다. 2010년 대선에서 좌파 노동자당(PT) 소속 호세프 후보와 러닝메이트를 통해 승리를 이끌어냈고 2014년 대선에서도 호세프 재선에 큰 공을 세웠다.
하지만 테메르는 지난해 말부터 호세프와 국정운영 방식을 놓고 번번이 충돌했다. 올해 3월 말 연립정권 탈퇴를 선언하고 호세프 탄핵을 주도하면서 완전히 결별했다. 탄핵심판이 시작돼 호세프가 직무 정지되면서 테메르는 5월 12일부터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탄핵안이 상원에서 최종 가결됨에 따라 31일(현지시간) 정식으로 대통령에 취임했다.
경제 성장과 사회통합을 강조해온 테메르는 ‘시장이 선호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테메르가 투자자들의 입맛에 맞는 경제 회생 대책을 발표했다고 논평하기도 했다. 테메르는 투자 유치와 신인도 회복, 기업 환경 개선을 강조하는 한편 사법 당국의 부패수사를 계속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일부에서는 2018년 대선 출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지만 본인은 대선 출마설을 부인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테메르는 대선 후보군 가운데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인물은 좌파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다. 같은 조사에서 테메르는 4∼6%의 지지율을 받는데 그쳤다.
한편 테메르는 두 차례 결혼했고 다섯 자녀를 두고 있다. 퍼스트레이디는 43세 연하의 미스 상파울루 출신 마르셀라(32)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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