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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기업 압수수색, 투자-회계자료 확보

대우조선해양 경영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 겸 산은금융지주 회장(71)의 비위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한성기업을 2일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이날 오전 부산에 본사를 둔 한성기업의 서울 송파구 서울사무소, 한성기업 임우근 회장(68)의 자택과 임직원 주거지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특수단은 한성기업의 투자업무 관련 서류, 회계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단은 강 전 행장이 산은행장 재직 시절인 2011년 한성기업과 그 관계사 등에 수십억원대의 특혜성 대출을 해준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행장과 임 회장은 같은 지역 출신이고, 고교 선후배 사이로 드러났다.

한성기업은 당시 시중 금리보다 0.5%포인트 가량 낮은 연 5.9% 안팎의 이자율로 대출을 받았다.

특수단은 이 대출이 강 전 행장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대출 경위와 방법 등을 조사 중이다.

특수단은 임 회장이 특혜성 대출을 받은 시기인 2011년, 강 전 행장의 지인이 운영하는 바이오에너지 개발업체 B사에 5억원을 투자해 지분 4.29%를 획득한 점에 주목했다.

강 전 행장은 2011년 3월~2013년 4월 대우조선을 통해 B사에 자금투자를 하거나 일감을 몰아주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산은은 대우조선의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

B사는 우뭇가사리와 같은 해조류로부터 바이오에탄올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B사는 바이오에탄올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2012년 2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대우조선으로부터 44억원의 투자를 받은 바 있다.

B사는 또한 당시 우뭇가사리를 대량 양식하기 위해 필리핀에 10만헥타르(㏊) 규모의 바다 양식장을 확보했다고 주장하며 대우조선으로부터 투자유치를 받았으나 특수단 조사결과, 부지는 55㏊에 불과했다. 또 기술 상용화를 위한 실험에 해조류는 일 평균 20톤이 필요했지만, B사가 2012년부터 2013년 상반기까지 실험에 사용한 해조류는 총 44톤으로 확인됐다.



특수단은 강 전 회장이 한성기업에 이득을 주기 위해 대우조선 등 산은의 자회사를 통해 B사에 일감을 몰아준 것은 아닌지도 조사 중이다.

대우조선과 대우조선 자회사인 부산국제물류(BIDC)는 강 전 행장의 지시로 2011년 9월, 11월 B사에 각각 4억9999만8000원을 투자형식으로 지원키로 결정했다.

B사 대표 김모씨는 대우조선으로부터 44억원을 부당하게 투자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변호사법위반) 등으로 지난 8월27일 구속 조치됐다..

강 전 행장이 설립한 디지털경제연구소도 현재 한성기업 소유 빌딩에 입주한 상황. 임 회장은 이 연구소의 등기이사로도 등재돼 있기도 하다. 특수단은 임 회장이 연구소 사무실 유지 비용도 대준 것으로 보고있다.

특수단은 앞서 남상태(66·2006년 3월~2012년 3월 재임), 고재호(61·2012년 3월~2015년 5월 재임) 전 대우조선 사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강 전 행장이 대우조선 경영 비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특수단은 조만간 강 전 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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