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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대표 '연설 대결'… 내년 대선전략 읽는 전초전 성격 '관심'

李 여론 여과없이 반영해 자성모드… 호남과 화해도

秋 경제민주화 부각속 청와대에 '중대제안' 검토

朴 '제3의 길' 모색... 정부·여당 전향자세 촉구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연합뉴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박지원,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연합뉴스


내년 대선을 앞두고 5일부터 시작되는 여야 3당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여야 대표가 대표 연설을 통해 어떤 주제를 화두로 던지느냐에 따라 민심 향방은 물론 내년 대선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또 내년 대선 구상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정현 새누리 대표는 5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그리고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은 7일 각각 대표연설에 나선다.

◇이정현 “호남과 화해” 국민대통합에 호소=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정치권의 자성을 화두로 내세울 예정이다. 기존의 당 대표 연설처럼 정치권이 어떻게 하겠다는 비전을 먼저 제시하기 보다 국민들이 보는 정치권의 평가를 겸허히 수렴해 통렬한 자기반성부터 하겠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는 정치개혁에 대한 입장과 국회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 통열하게 자성하는 메시지를 연설문에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야 이어질 비전메시지도 더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 대표는 ‘댓글민심’을 읽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연설문은 자신이 직접 쓰고, 보좌진은 모두 댓글 수집에 투입됐다고 한다. 이 대표는 한 언론과 통화에서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해야지, 정치인이 원하는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교조적인 연설은 감동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뻔한 연설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더구나 격정적인 연설로 흡인력을 갖춘 이 대표가 거칠지만 정제되지 않은 사회저변의 인식을 있는 솔직하게 인정하고 들어갈 경우 ‘여당이 달라졌다’는 인식변화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남출신 첫 여당 대표가 된 이 대표는 집권 여당에 절대 우호적이지 않은 호남 민심을 향해 화해 메시지를 던질 예정이다. 이 대표측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호남과의 화해를 통해 국민대통합을 호소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집권여당의 ‘호남포기’ 전략을 포기하고, 호남과 함께 가는 방안을 모색하는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친박 핵심에서 거론되는 ‘충청+대구경북(TK)’ 연대에 호남까지 끌어들여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여당의 대선전략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집권 여당으로서 민생과 안보에 주력하겠다는 핵심 메시지도 담을 예정이다.

◇추미애 “경제민주화 강조…세월호·사드문제 부각” 지지층 결집 시도= 추 대표는 주말 내내 연설문 작성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경제민주화 등 민생경제와 통합이 연설의 핵심어다. 내년 대선에서 수권정당으로 안정감을 보이기 위한 차원이다. 특히 경제민주화를 강조해 온 김종인 전 대표와 최근 만난 추 대표가 “이어달리기 하는 자세로 임하겠다, 지도편달해달라”고 말한 것에서도 김 전 대표가 제기해 온 상법 개정안 등 경제민주화법 처리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거취를 놓고 야권의 사퇴주장을 일축하고 있는 청와대를 향해 불통이미지를 강조하는 등 공격 고삐도 늦추지 않을 전망이다. 당 관계자는 “지난 4·13 총선의 민의를 수용해 여야와 소통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관심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사드(THAD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와 관련 어떤 언급을 내놓을지다. 김종인 전 대표처럼 ‘전략적 모호성’으로 언급 수위를 낮출 경우 핵심 지지층으로부터 역풍을 맞을 수 있고, 선명성 부각을 위해 사드반대 당론을 재확인할 경우 보수층은 물론 부동층의 이탈마저 불러올 수 있다. 더민주 관계자는 “사드 배치는 정부가 국민과 국회의 동의 없이 추진해 국론 분열로 이어진 사안이라는 점을 집중 파고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의 정세균 국회의장 개회사 파동에서 보여졌듯이 추 대표가 여론수렴 절차가 미비했다는 점을 강조해도 집권 여당과 보수층은 ‘사실상의 사드반대’로 받아들여 공격할 빌미를 주게 되는 점은 고민이다. 추 대표는 이 밖에 검찰 개혁, 헌법 개정,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한 연장 등에 대한 강도와 수위를 높인 발언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청와대와 정부를 향해 ‘중대 제안’이 나올 가능성이 주목된다. 추 대표는 이 대표와 ‘동갑내기’라는 점에서도 누가 더 흥행을 불러올 지 관전 포인트다.

◇박지원 “일하는 국회.. 제3당 역할론” 강조 =제3당인 국민의당을 이끄는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제3당의 역할을 강조할 예정이다. 원내 제1당과 2당이 정쟁하는 현안에 대해 민생을 강조하면서 제3당의 입지를 굳혀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와 더 소통해야 한다는 점을 촉구할 계획이다.

우 수석 거취 논란과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드러난 관피아·전관예우 문제를 질타하고 우리나라 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도 호소한다. 또 세월호 특조위 활동 기한 연장,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 해결, 사드 배치의 국회 동의 등을 거론하며 정부·여당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할 계획이다.

박 위원장은 제3당인 국민의당 대표로서 새누리당·더민주와 차별화한 정치개혁 등 ‘제3의 길’을 제시하는 방안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개헌과 사법개혁 등 다양한 개혁 과제도 연설 주제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홍길·김광수·박형윤기자 wha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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