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고 이를 지켜보던 다른 한 명은 축하 물세례를 받았다. 홀 가장자리를 스치고 지나간 10m 가까운 버디 퍼트에 두 선수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물세례를 받은 주인공은 주흥철(35·비스타케이호텔그룹)이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10년차 주흥철은 4일 전북 군산CC(파72·7,115야드)에서 끝난 KPGA 투어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에서 최종합계 12언더파로 우승했다. 2년 전 군산CC 오픈에서 13언더파로 2타 차의 데뷔 첫 승을 차지했던 주흥철은 우승상금이 당시보다 4,000만원 늘어난 같은 대회에서 통산 2승째를 거두며 ‘군산CC의 강자’로 떠올랐다. 앞서 이수민(23·CJ오쇼핑)이 각각 아마추어와 프로 자격으로 2013년과 지난해 군산CC 오픈에서 우승한 기록이 있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6위였던 주흥철은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만 6개로 6타를 줄이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11번홀 이후로 버디가 나오지 않아 경쟁자들의 거센 추격을 받았지만 1타 차로 맹추격하던 뒤 조 한민규(32·삼성금거래소)의 18번홀(파4) 버디 퍼트가 아슬아슬하게 빗나가면서 주흥철은 우승을 확정했다. 주흥철의 대전 지역 후배인 한민규는 1타가 모자라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지 못했다. 그러나 내리막 경사의 러프에서 친 196m 거리의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데다 거의 들어갈 뻔한 멋진 퍼트까지 선보여 명승부를 연출했다.
1~3라운드 연속 단독 선두를 지켰던 모중경(45·타이틀리스트)은 45세 이상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한 시즌 2승에 도전했으나 뒷심 부족으로 9언더파 공동 5위에 만족해야 했다. 시즌 3승을 노렸던 최진호(32·현대제철)는 6언더파 공동 16위로 마쳤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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