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사무총장이 뽑혔는데 잡음이 나오지 않은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추미애호’의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신임 사무총장에 대한 당 안팎의 평가다. 계파패권의 상징으로 지목돼 폐지된 후 최근 부활할 정도로 더민주 내 사무총장 자리는 논란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안 사무총장에 대해서만큼은 추미애 대표와 각을 세웠던 비주류에서조차 불만을 표시하지 않고 있다.
안 사무총장은 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더민주 지도부에 대해 친문재인 일색이라고 하지만 친노무현·친문재인으로 분류될 수 있는 지도부는 40%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추미애 대표를 포함해 저 역시 열린우리당 분당 사태 당시 새천년민주당에 남았던 사람”이라며 “특정 계파에 휘둘리지 않고 민주정부 제3기를 창출해야 한다는 소명을 완수하기 위해 소임을 완수할 것”이라고 당의 ‘중심추’ 역할을 자처했다.
안 사무총장은 자신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공정한 대선관리’를 꼽았다. 사무총장은 당내 경선이나 선거 실무 관리를 담당한다. 그는 “기울어진 당내 정치지형이라면 어느 후보가 대선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겠느냐”며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여러 후보들과 부단히 만나 공정한 ‘룰’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사무총장은 전당대회에서 영향력을 과시한 문재인 대표 지지 성향의 권리당원 반영 비율을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3만5,000명의 온라인 권리당원도 우리 당원의 일부이고 전체 당원 수로 보면 숫자는 미비한 것”이라면서도 “기존 경선 시스템에 미비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국민의 뜻을 살피기 위해 권리당원 투표 반열 비율 등 기존 시스템을 창조적으로 각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사무총장은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당과의 야권 통합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뿌리가 하나라고 생각하고 뿌리가 하나기 때문에 만날 것”이라며 “국민의당이 잘 되고 지지와 성원을 받아야 우리도 잘 되는 것이고 통합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18대와 19대 국회에서 ‘민간인 출신 전문 국방위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안 사무총장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에 대해 ‘조건부 찬성’을 당론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드 도입과 관련해서는 조건부 찬성을 해야한다”며 “내년 대선 정국을 비롯해 앞으로 논의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반대나 찬성을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사드 배치 반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신중론을 펼치고 있는 추 대표의 행보에도 안 사무총장의 조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사무총장은 북한의 SLBM에 대응해 “SM-3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M-3는 바다 위 이지스함에서 발사되는 미사일로 사드보다 높은 250~500㎞ 고도까지 적 미사일 요격이 가능하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지난 29일 국회에 출석해 “SM-3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안 사무총장은 “SLBM에 의해 무력화될 수 있는 사드의 대안으로 SM-3를 장착해야 한다”며 “SM-3의 도입 시기를 앞당기고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인 KAMD의 완성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광수기자·박형윤기자 bright@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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