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순방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경규 환경부 장관을 공식임명했다고 청와대가 4일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김재형 대법관도 정식으로 임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전자 결재를 통해 임명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러시아·중국을 순방중이다.
야당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와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해 왔다.
조 후보자의 경우 지난 2013년 여성가족부 장관 임명 당시 때와 마찬가지로 소득 증가분에 비해 신고내역상 재산 증가분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 야당의 집중 공세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조 후보자 부부가 2013년 이후 23억원 이상을 수입으로 올렸음에도 재산 신고액은 5억1,000만원 가량만 증가했다”며 “매년 5억원꼴로 지출을 한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같은 당 김민기 의원도 이날 같은 취지의 지적을 하면서 “합리적으로 맞아들어가려면 돈을 도둑 맞았거나, 벽장에 현금 쌓아놓고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언론에 알려진 의혹은 가처분 소득을 계산하면서 공제를 할 부분이 공제되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소득액이 부풀려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취득세나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을 낸 것이 있는데, 이는 고려하지 않고서 종합소득세만 차감한 뒤 소득을 계산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남편 사무실 운영비가 한 푼도 경비로 계산되지 않고 있다. 부서 회식비 등이 집에서 쓰이는 것처럼 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 후보자는 “(미국에 있는) 자녀들에게 보내주는 교육비도 고려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더민주 신동근 의원은 “2012년 재산신고에서는 (전년보다) 8억7,000만원이 증가한 것으로 돼 있다”며 “이 돈 중 4억5,000만원은 어떻게 증가한 것인지 소명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 후보자는 “당시 아파트 전세 보증금을 4억5천만원 증액을 했는데, 제대로 신고가 안됐다”며 “제 불찰이다. 죄송하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더민주 유은혜 의원은 “후보자가 2000년 반포동 아파트를 1억3,000만원에 매입하고 2006년에 8억원에 팔았다. 배우자 아파트에 살면서 이 아파트를 갖고만 있다가 시세차익 7억원을 남겼다”고 지적했고, “1998년 구입한 반포아파트도 2015년에 팔면서 시세차익을 20억원 이상 남겼다”고 비판했다. 조 후보자는 “부족한 부분에는 더욱 노력하고, 어려운 분들에 대해 빈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은 “문화 분야에서 기회균등을 위해 노력할 생각이 있느냐”, “예술 영화가 표현의 자유를 존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느냐” 등 후보자의 정책 비전을 물었다. 조 의원은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창의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문화예술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교육부와 긴밀히 협조하도록 하겠다”고 하는 등 자신의 포부를 자세하게 밝혔다.
국회 교문위는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야당 단독으로 ‘부적격’ 의견으로 지난 2일 채택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선 김 후보자의 부동산 특혜 의혹에 대한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또 농림부 고위공직자였던 시절 정부 대표로 삼성의 새만금 투자 업무협약에 서명했지만 이후 사업이 무산된 것 등 업무능력과 관련된 추궁도 이어졌다. 더민주 김한정 의원은 “2001년 농림부와 업무상 연관이 있는 CJ가 건립한 88평짜리 빌라를 분양가보다 2억원 이상 싸게 샀고 매입금의 98%는 농협에서 금리 1.4∼1.8%로 대출받았다. 당시 평균 시중 대출금리는 8%였다”며 “농심(農心)과는 너무 동떨어진 특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또 경기 용인의 93평짜리 아파트에 7년간 1억 9,000만원의 전세금을 내고 거주했다”며 “국민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특혜를 누렸다”고 말했다.
국회 농해수위는 지난 1일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부적격 의견 다수’라는 결과를 담은 청문보고서를 야당 단독으로 채택했다.
국회 환노위의 조경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는 경제부처 출신 관료이라는 점이 지적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은 조 후보자가 1985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총무처·경제기획원·기획재정부 등 대부분 경제부처에서 근무했다는 점을 지적, “경제 우선 논리로 일관해왔던 공직자가 아닌가”라면서 “환경부가 거추장스러우니까 경제부처에서 ‘트로이의 목마’로 조 후보자를 넣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꼬집었다. 환노위는 보고서에서 “상당수 위원이 후보자의 전문성 부족 및 환경 관련 정책 철학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다”면서 “그러나 30년간의 공직 경험과 환경보전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위원은 환경부 장관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는 데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라고 밝혔다
/김홍길기자 wha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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