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여학생을 성폭행한 후 버스에 태워 납치하려한 혐의로 검거된 최모(24)씨가 경찰 조사에서 “사과하려 납치했다”며 황당한 진술을 해 논란이다. 5일 경기 남양주경찰서에 따르면 최씨는 성폭행과 납치 동기에 대해 “평소 성욕을 주체하지 못해서 범행을 저질렀는데, 범행 후 학생과 (내) 집에 가서 나의 사정을 설명하고 사과하려 납치했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지난 2일 오후 2시께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귀가하던 10대 여학생 A양을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한 혐의다. 최씨는 A양을 흉기로 위협한 뒤 광역버스에 태운 후 서울서 1시간 거리인 남양주시 화도읍까지 이동했다. 버스가 화도읍 한 정류장에 도착하자 최씨는 A양과 함께 하차하려 먼저 버스에서 나갔고 A양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버스 기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최씨는 곧바로 달아났다.
버스 기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최씨가 A양과 함께 서울에서 남양주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한 것과 남양주 화도읍의 한 승강장에서 혼자 내린 모습이 찍힌 버스 내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 신원을 특정해 추적했다. 또 최씨가 화도읍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의 승용차를 끌고 강원도 속초까지 달아난 사실을 파악하고 강원지방경찰청에 공조수사를 의뢰했다.
공조수사 요청을 받은 속초경찰서는 3일 속초 전 지역에서 최씨 수색 작전을 펼쳤고 오후 5시 40분께 교동 모 아파트 앞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위해 신호대기 중이던 그의 차량을 발견했다. 경찰관들은 최씨가 타고 있던 차량을 가로막고 검문을 시도했지만, 최씨가 미시령 방면으로 달아나면서 추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시령 방면으로 100여m를 달아나던 최씨는 한 중학교 앞 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중인 차들에 가로막히자 중앙선을 침범해 또다시 질주, 맞은편 차선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승용차를 들이받고 멈췄다. 최씨는 차에서 내려 또 다른 차량을 훔쳐 달아나려했지만 실패한 뒤 100여m를 도망치다가 뒤따라온 경찰에 덜미를 붙잡혔다.
최씨는 현재 무직 상태로 범행 당일 집인 남양주 화도읍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하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향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A양을 성폭행한 후 아버지의 차를 몰고 속초로 향했다. 최씨는 속초에 특별한 연고는 없이 무작정 간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과거 동종 범죄 전력이 있지만 전자발찌 착용 대상은 아니었다. 전자발찌는 강간, 준강간, 추행, 미성년자 강간 등 성범죄를 저지른 범죄자 중 실형 선고 후 10년 이내 다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거나, 전자발찌를 부착한 전력이 있는데도 또 성범죄를 저지르는 등 죄질이 불량할 경우 부착한다. 또한 정신병력 치료 전력도 없었다.
경찰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최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5일 오전 10시 30분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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