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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불체포·면책특권은 황제특권...지체없이 내려놔야"

교섭단체 대표연설

"호남·새누리 연대·연합정치 가능" 호남 끌어안기도 적극

DJ 국정 비협조·盧탄핵 사과...대선 외연확장 포석 관측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스로를 ‘무(無)수저’ 출신의 비(非)엘리트라고 규정하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의 데뷔 무대에서 국회의원의 특권과 구태, 정치권의 호남 차별 등을 낱낱이 지적하며 통렬한 ‘반성문’을 썼다. ‘새누리당=기득권 정당’이라는 인식을 불식하는 한편 오랜 고질병인 영호남 지역주의도 극복해 다가오는 대선에서 외연을 확장하려는 ‘이중 포석’으로 풀이된다.

5일 국회 본회의를 통해 진행된 이정현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의 키워드는 ‘사과’로 요약된다.

우선 ‘말단 당직자’로 시작해 당 대표까지 오른 이정현 대표는 30여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의원들의 갑질 행태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그는 “많은 국민들은 국회야말로 나라를 해롭게 하는 ‘국해(國害)의원’이라고 힐난한다”며 “민주화된 사회에서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은 황제특권이다. 이제 지체 없이 내려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현 대표는 국회 개혁의 해법으로 ‘헌정 70년 총정리국민위원회’ 구성을 제시했다. 외부 전문가들로 이뤄진 위원회가 1년 동안 국회 의사일정의 모든 과정을 감시·감독해 문제점을 진단하고 국민 눈높이에서 처방전을 내리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다.



호남 출신의 여당 대표로서 호남에 공개적으로 사과한 것 역시 이날 연설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정현 대표는 “새누리당과 새누리당 전신, 이전의 보수 정부가 호남을 차별하고 호남인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이 점에 대해 참회하고 사과드린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호남도 주류 정치의 일원이 돼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또 한 번 재도약을 위해 호남과 새누리당이 얼마든지 연대정치·연합정치를 펼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손을 내밀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통적 지지기반이었던 호남에서 민심회복에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이정현 대표가 다가오는 대선 국면에서 ‘호남 껴안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이정현 대표는 고(故) 김대중·노무현 등 전직 대통령들에게도 머리 숙여 사과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 집권 시절 국정에 더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 국민이 뽑은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했던 것 역시 사과드린다”며 “(노동개혁 등 당정이 추진하는 정책과 관련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화끈하게 한 번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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