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5일 발사한 3발의 탄도미사일의 탄종을 놓고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군은 노동미사일 개량형으로 추정한 반면 전문가들은 스커드 사거리 연장형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관련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한 뒤 논란은 더욱 불거지고 있다. 군이 노동미사일 개량형으로 보는 이유는 비행궤적. 5일 발사된 미사일 3발이 그간 북한이 발사했던 노동미사일과 같은 궤적을 그리면서 1,000㎞를 비행했다는 것이다. 군의 추정이 맞다면 탄두가 개량된 노동미사일이 식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노동신문이 공개한 탄도미사일을 보면 탄두부가 전체적으로 원뿔 형태의 스커드 미사일과 비슷하지만 추진체와 접합 부분에서 움푹 팬 모습이 식별됐다. 이번에 공개된 미사일은 7월21일 북한이 공개한 노동미사일의 탄두 모양과도 달랐다.
미국도 같은 판단을 내리고 있다. 미국 전략사령부는 발사된 3발 중 2발은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되며 나머지 1발에 대해서는 현재 평가 중이라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3발 모두 정상 각도로 발사된 노동미사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북한이 이날 공개한 영상을 보면 이동식 발사대가 탑재된 차량(TEL)의 한 면 바퀴가 4개이고 미사일의 동체 굵기가 노동미사일보다 가늘어 스커드-ER(개량형)일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노동미사일의 동체 굵기는 1m 정도인데 이번 발사된 미사일은 0.88m로 노동보다 가늘어 보이고 길이도 노동보다 짧다”면서 “TEL의 바퀴도 4개 형태여서 스커드-ER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도 “노동은 TEL의 한 면 바퀴가 5개인데 이번에 공개된 것은 4개”라면서 “스커드-ER”이라고 말했다.
둘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양욱 한국국방안보포험 수석연구위원은 “스커드-ER는 탄두 중량이 상대적으로 가벼워 핵을 운반하기 어렵지만 배치수량과 발사 차량이 많아 동시 다발적인 공격이 가능하다”며 “북한이 다양한 전략 시설에 대한 동시 공격 능력을 과시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양 위원은 “북한이 5일 발사한 미사일들은 스커드-ER로 보인다”며 “스커드-ER이든 노동미사일 개량형이든 북한이 대량 보유한 탄도미사일에 대해 꾸준한 개량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동미사일의 사거리는 약 1,300㎞, 스커드-ER는 700~1,000㎞에 달한다. 노동미사일에는 핵탄두도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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