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남을 살해한 후 유기한 혐의(살인 등)로 재판에 넘겨진 토막살인범 조성호(30)의 변호인이 법원에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7일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김병철) 심리로 열린 조씨의 4차 공판에서 조씨 측 변호인은 “조씨는 평소에 착하게 지냈으나 여러 일이 얽혀서 당시 순간적으로 분노해 믿을 수 없는 범행을 저질렀다”며 “조씨가 범행 장면을 부분적으로 기억하는 등 간헐적 폭발장애 가능성이 있다”고 호소했다. 또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했을 수 있어 정신감정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조사과정에서 통상적인 정신감정은 아니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조씨의 심리상태 등을 조사했고 정신장애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별도의 정신감정을 하는 것에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변호인은 간헐적 폭발장애라는 낯선 용어를 제시하며 정신감정을 신청했는데,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이미 양형조사에서 조씨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 변호인 측 주장대로면 다른 강력범죄 피고인들에게도 정신감정이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조씨가 범행 전 흉기를 구입하고 둔기를 들고 집에 간 행동도 설명돼야 한다. 변호인은 재판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서면으로 작성해 정신감정 신청서와 함께 제출해주기 바란다”며 “재판부가 검토해 변호인에게 통지하겠다. 정신감정이 채택되지 않으면 다음 공판에서 변론을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조씨 측은 지난달 말 사선변호사를 선임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기존 조씨를 변호했던 국선변호사 대신 사선변호사가 자리에 나왔다.
한편, 검찰은 최근 조씨의 모발에서 마약 양성반응이 나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를 벌였으나 이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하기로 했다.
검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사 결과 조씨의 모발에서 마약성분이 검출됐지만, 조씨가 범행 전에 복용했다는 감기약 처방전에서 동일한 성분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올 4월13일 오전 1시께 인천시 연수구 원룸에서 동거남 최모(39)씨를 흉기로 찌르고 둔기로 내리쳐 살해한 뒤 시신을 상·하반신으로 훼손해 경기 안산시 대부도 일대 2곳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조씨는 피해자로부터 성관계 대가로 약속받은 90만원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과 부모에 대한 욕설을 듣자 격분해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살해 동기를 밝혔다.
다음 공판은 10월7일 오전 10시30분에 열릴 예정이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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