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히 활동반경을 넓혀가는 야권의 대선 주자들에게 맞서 여권의 잠룡(潛龍)들 역시 서서히 보폭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각종 강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플랫폼 삼아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다양한 어젠다를 제시하며 존재감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오는 10월11일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영원이 주최하는 특강에서 SK·GS 등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강연에 나설 계획이다. 주제는 ‘기업하기 좋은 국가를 만들기 위한 경영자의 자세’다.
김 전 지사는 최근 ‘김문수TV’라는 동영상을 만들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는 등 대권행보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바 있다. 김 전 지사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무조건 돈만 퍼주는 ‘표(票)퓰리즘’ 정치가 나라의 경제를 망치고 있다”며 “정치혁신이 위기극복의 지름길이라는 점을 다음달 강연에서 강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양극화 해소, 동반성장 등과 같은 진보 어젠다를 제시하고 있는 유승민·김무성 의원 등과 달리 김 전 지사는 ‘신(新)보수’의 가치를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오후 한림대에서 ‘정의’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으며 ‘충청 친박’인 정우택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신이 설립한 싱크탱크 ‘더좋은나라전략연구소’의 창립 세미나를 열었다. 정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대권 도전을 시사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것은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지난달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는 ‘민생 체험’에 이어 중국을 방문하는 등 여권의 잠룡들 가운데 가장 폭넓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김무성 의원은 이날 자신의 측근인 김학용 의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토론회에 참석해 “대통령이 저출산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4·13 총선에서 낙천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최근 ‘정치1번지’인 종로구에 ‘공생(共生)연구소’를 열었다. 오 전 시장은 추석 연휴를 전후해 ‘왜 지금 공생인가’라는 제목의 저서도 출간할 계획이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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