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핵융합연구소는 울산과학기술원 박현거 교수팀, 포스텍 윤건수 교수팀과 공동으로 핵융합장치 자기장에 의해 만들어지는 난류(亂流)가 플라즈마 경계면 불안정 현상(ELM)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인 KSTAR에 설치된 첨단 진단장치인 3차원 전자온도 영상장치로 촬영된 플라즈마 분석을 통해 이루어졌다.
태양에너지의 원리인 핵융합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핵융합로 내부에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오래 가둘 수 있어야한다. 하지만 핵융합로에 갇힌 초고온 플라즈마는 바깥과 큰 압력 및 온도차로 불안정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플라즈마 가장자리에는 파도처럼 규칙적인 패턴이 생기는 ELM이 발생한다. ELM은 플라즈마 가장자리를 갑자기 풍선처럼 터지게 만들기도 해 핵융합로 내부를 손상시키고,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가두는데 방해 요소가 된다.
이 때문에 ELM의 발생 자체 또는 붕괴를 제어하는 것은 핵융합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하는 대표적인 난제로 꼽혀왔다.
공동연구팀은 KSTAR 실험 결과 분석을 통해, 자기장으로 플라즈마를 제어할 때 플라즈마 표면에 생겨나는 작은 소용돌이 형태의 난류가 ELM에 의한 플라즈마 붕괴가 일어나지 않도록 막는 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동안 자기장을 이용해 ELM으로 인한 플라즈마 붕괴를 막은 실험 결과들은 있었지만, 자기장이 플라즈마에 어떠한 영향을 미쳐 플라즈마가 붕괴되지 않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었다.
이번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지난달 12일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 8월 12일자에 게재됐다.
이번 논문은 KSTAR에 설치된 3차원 전자온도 영상 진단장치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자기장에 의해 생성된 플라즈마 표면 난류의 존재를 실제로 관측하고, 난류와 ELM의 상호작용을 최초로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기만 핵융합연 소장은 “이번 연구 성과는 KSTAR 장치를 중심으로 수행되는 국내 핵융합 연구자들의 대표적인 공동연구 성과”라며 “KSTAR가 세계 핵융합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바꾸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입증한 대표적 사례”라고 밝혔다.
대덕=구본혁기자 nbgko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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