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8일 김재수 신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따가운 여론을 의식한 듯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국민과 야당에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 원내대표는 김재수 장관이 관련 분야의 보기 드문 전문가인 만큼 야당에 해임건의안 제출 계획을 철회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김재수 장관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과 관련해 “공직자로서 대단히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게 맞다. 이번 처신에 대해 국민과 야당 앞에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회의 가혹한 인사 검증은 장관직에 대한 무게 때문”이라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한 이후에 농민들과 직접 현장에서 만나 치열하게 소통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김재수 장관은 취임 전날인 지난 4일 경북대 동문 밴드(BAND)에 “청문회 과정에서 온갖 모함·음해·정치적인 공격이 있었다”며 “(내가) 시골 출신에 지방학교를 나온 이른바 ‘흙수저’라고 무시한 것이 분명하다”는 글을 올려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김재수 장관은 정진석 원내대표가 사과의 필요성을 언급한 후 불과 30여분 만에 기자회견을 자청해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정무직 장관으로서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지적된 사항에 대해 소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혹이 그대로 보도돼 안타까운 마음으로 모교 동문회 SNS에 답답한 심경을 다소 감정적으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야당이 김재수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해임건의안은 헌법과 국회법, 헌법학 교과서를 봐도 제출 요건에 맞지 않는 것”이라며 “야당은 해임건의안 제출을 자제하고 중단해주기를 다시 한번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김 장관은 농림부에 30년 이상 재직한 농경 전문가로 농축산업이 위기에 처한 지금 다소 미흡해도 김 장관이 일하는 것을 지켜보고 일을 못하면 그때 해임건의안을 검토해주고 이번만큼은 너그럽게 이해해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나윤석기자 세종=박홍용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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