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2일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해 계획했던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의 한반도 전개를 기상악화를 이유로 급작스레 연기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오늘 괌 기지 강풍으로 B-1B가 이륙하지 못했다”며 “B-1B의 한반도 전개를 최소 24시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미국은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해 이날 오전 B-1B 2대를 경기도 오산기지 상공으로 전개해 무력시위를 벌일 예정이었다.
B-1B는 미군이 1980년대에 B-52를 대체하고자 실전 배치한 전략폭격기로, 지난달 6일 미 사우스다코타주 엘스워스 공군기지에 있던 수 대가 괌에 전진 배치됐다.
길이 44.5m, 날개폭 42m이며 고도 1.5㎞에서 시속 1,335㎞의 속도로 비행한다. B-52(최고 속도 1,047㎞)보다 훨씬 빨라 괌에서 이륙 2시간 남짓이면 한반도 전개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핵폭탄을 비롯해 GBU-31, GBU-38, GBU-53 유도폭탄 등 광범위한 파괴력을 갖춘 다양한 무기를 장착할 수 있다.
미국은 북한이 한반도의 위기를 고조시킬 때마다 한국에 대한 강력한 확장억제 의지를 보여주고 북한을 압박하는 의미로 전략자산을 한반도 상공에 투입해 왔다. 지난 1월에는 북한의 4차 핵실험 나흘 뒤에 B-52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급파된 바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국이 기상 문제로 이유로 B-1B의 한반도 전개를 급작스럽게 연기하는 태도가 미국이 현 한반도 사태를 안일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효정 인턴기자 kacy95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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