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남용할 경우 폐동맥고혈압·심장판막질환이나 불안감·우울증·불면증 등 중추신경계 이상반응을 일으키고 치명적인 중독 때는 사망에 이를 수 있지만 비만클리닉 등에서 다이어트 약으로 다량 처방한 결과로 보인다.
20일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약국·의료기관의 펜터민·펜디메트라진 성분 식욕억제제 구입량은 지난 2012년 1억5,379만개에서 지난해 2억250만개로 32%(4,871만개) 늘어났다. 마약류 식욕억제제의 일반적 복용법이 ‘1일 1회, 4주 이내’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700만명가량이 펜터민·펜디메트라진 제제에 노출된 셈이다.
4년간 총 구입량은 7억872만개였다. 구입처는 약국 99.7%(7억663만개), 의원 0.26%(183만개), 병원·종합병원·요양병원·상급종합병원 0.03%(23만개) 순이었다.
특히 지난해 전체 구입량의 12%(2,425만개)가 상위 10개 약국에 쏠렸다. 10곳의 구입량은 2012년 1,544만개보다 57%(881만개) 증가했다. 지난해 구입량 1위는 서울 종로구 E약국(447만개)이 차지했다. 2위인 대구 달서구 O약국의 구입량은 158만여개에서 395만개로 150%나 늘어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파악한 국내 펜터민·펜디메트라진 제제 생산실적도 지난해 636억원으로 전년보다 9.7% 줄었지만 2012년 579억원에 비해서는 9.8%(57억원) 증가했다.
식약처는 프로포폴에 의한 사망사고 등 의료용 향정신성의약품의 오남용이 확산되자 2013년 9월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프로포폴과 펜터민·펜디메트라진 제제를 신규허가제한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 조치로 기존에 허가를 받은 34개 업체가 관련 시장을 과점하는 등 형평성 논란이 일자 식약처는 내년말 바코드·전자태그(RFID)를 이용해 마약류 제조·유통·처방·투약 현황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도입에 맞춰 다른 제약회사에도 생산 기회(신규품목허가)를 주기로 최근 결정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일본 등 의약선진국들은 의존성·중독성 등 각종 부작용과 대체 치료제가 있다는 이유로 펜터민·펜디메트라진 제제 판매를 제한하고 있다”며 식약처에 허가제한 해제 결정 재검토를 촉구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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