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0대 국회에 국민들이 바라는 상생은 요원해 보인다”며 국회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른바 비선실세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한시도 개인적인 사사로운 일에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며 정면 부인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4일 황교안 국무총리와 정부 각 부처의 장·차관과 처장·청장 등 80명을 청와대로 소집해 ‘2016년 장·차관 워크숍’을 열고 “우리 정치는 시계가 멈춰선 듯하고 민생의 문제보다는 정쟁으로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회를 비판했다. 이날 새벽 이뤄진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에 대해서는 “비상시국에 굳이 형식적 요건도 갖추지 않은 건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저는 지난 3년 반 동안 역사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한순간도 소홀함이 없이 최선을 다해왔다. 한시도 개인적인 사사로운 일에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등이 박 대통령 퇴임 후를 위한 재단이며 설립·운영 및 모금 과정에서 최순실 씨와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당시 경제수석)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답변으로 받아들여진다.
박 대통령은 또 최근 일부 산별노조의 파업 움직임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어제(23일) 금융노조는 총파업으로 은행 업무에 혼란을 가중시키려고 했고 다음 주에는 철도노조 등 다른 노조도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가뜩이나 경제도 어렵고 북한의 핵실험과 연이은 도발로 한반도에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데 이런 행동들은 위기와 사회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 각 장·차관들은 국민들의 협조를 구하고 대화로 적극적인 설득에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공직사회 기강에 대한 메시지도 전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최근 일부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와 부적절한 언행은 국민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기고 전체 공직사회에 대한 인식까지 부정적으로 만들었다”며 공직자들이 자신에게 보다 엄격한 자세로 업무에 임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청렴하게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들의 사기를 높이면서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면서 △인사 관리 탄력성 제고 △인사적체 해소 △국제적 시야 넓힐 기회 확대 방안 등을 강구하라고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지시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세종시 근무 여건을 개선하라”며 세종시에서 일하는 공무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라고 황 총리에게 주문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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