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청와대 참모들은 김영란법 저촉 여부와 관계없이 각종 공식 행사에서 식사 메뉴를 소박하게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는 통상 이용하던 호텔 조식 케이터링 대신 인근 식당의 9,000원짜리 전복죽이 아침으로 나왔다. 당정청 회의 역시 음식물 가액기준 적용 예외인 ‘정부 공식 행사’지만 총리실이 사회 분위기를 감안해 메뉴를 바꾼 것이다.
외교활동과 관련한 공식행사의 경우에도 음식물을 제공 받을 수 있는 3만원의 가액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3만원이 넘는 음식물을 제공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외교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외교부 가이드라인을 제정, 적용한다고 25일 밝혔다.
외교활동 관련 공식행사인 경우 외교관을 비롯한 공직자가 외국 정부 등으로부터 3만원 가액기준을 초과한 음식물을 제공 받을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가급적 3만원 허용가액을 준수하고 3만원을 과도하게 초과하는 행사에 대해서는 청탁방지 담당관과 사전에 협의하도록 했다.
하지만 김영란법 시행으로 올해 국정감사장의 풍속도는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국정감사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틀 전인 26일부터 시작해 10월 중순까지 계속된다. 지금까지는 관례로 피감기관에서 소속 위원회 위원들에게 음식을 대접했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국정감사 기간 발생한 식사비용은 위원회에서 결제하겠다는 의사를 피감기관에 전달했다. 다음달 7일 국감이 예정된 세종시는 시청사 주변으로 국회의원들이 이용할 식당을 알아보고 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도 ‘1만5,000원 가격대에 맞춰 식당을 예약만 해주면 결제는 위원회에서 하겠다’고 피감기관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맹준호·류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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