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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드라마 잇단 무대行...흥행 이어질까

'구르미 그린 달빛' 뮤지컬 제작

충무아트센터 내년 선보여

'운빨로맨스' 등도 무대 올라

공연시장 소재 확장 장점 불구

원작 단순 재연 그칠땐 되레 毒

무대 문법 맞게 차별화가 관건





“내 사람이다.” 시청자의 가슴깨나 뛰게 한 꽃세자 ‘이영’의 매력은 무대 위에 어떻게 펼쳐질까.

박보검·김유정 주연의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이 뮤지컬로 제작된다. 앞서 인기리에 종영된 운빨로맨스(2016년)와 서울의 달(1994년)도 각각 연극·뮤지컬로 재탄생할 예정이라 브라운관에서의 흥행이 무대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26일 공연·방송업계에 따르면, 충무아트센터가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뮤지컬 제작을 추진하며 드라마가 방영 중인 KBS와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무아트센터는 지난 2013년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으로 처음 공연 제작에 나서 공연 라이선스 일본 수출을 비롯한 흥행을 기록했고, 현재 두 번째 대극장용 창작뮤지컬 ‘벤허’를 만들고 있다. 뮤지컬 ‘구르미 그린 달빛’은 중극장용 작품으로 제작해 내년께 선보일 계획이다. 동명 웹소설에서 출발한 ‘구르미 그린 달빛’은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드라마도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충무아트센터 관계자는 “KBS와 이제 막 논의를 시작한 단계”라며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미정이지만, 내년 개막을 목표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기 웹툰에서 출발해 드라마로 성공을 거둔 ‘운빨 로맨스’도 내년 1월 연극으로 무대에 오른다. 운빨 로맨스는 팔자를 믿는 여자 ‘점보늬’와 의지를 믿는 남자 ‘제택후’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로, 탄탄한 스토리와 속도감 있는 전개로 호평을 받으며 황정음·류준열 주연의 동명 드라마로도 제작·방영된 바 있다. 이번 연극 제작을 맡은 공연기획사 컬처마인(공동제작 PLAY 헤윰) 관계자는 “최근 방영된 드라마가 웹툰 원작과 설정 면에서 다른 부분이 많았다”며 “드라마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원작에 좀 더 가깝게 무대화해보자는 취지에서 연극 제작을 계획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뮤지컬단은 한석규·최민식·채시라가 출연해 199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서울의 달’을 뮤지컬로 만들어 올 연말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의 달은 1994년 MBC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동명 드라마로, 서울 달동네에서 신분상승과 사랑을 꿈꾸던 서민들의 삶을 담담하게 그려 당시 50%에 달하는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이다. 81부작으로 구성된 드라마 원작은 이다윗 작가의 손을 거쳐 1990년대가 아닌 지금 시대의 이야기로 각색될 예정이다. 한석규가 연기한 제비족 홍식 역은 뮤지컬단 외부에서 배우를 캐스팅했고, 최민식과 채시라가 각각 맡았던 시골 총각 춘섭과 영숙은 서울시뮤지컬단원이 연기할 예정이다. 연출은 뮤지컬 셜록홈즈·에드거 앨런 포·페스트 등에서 활약한 노우성이 맡고 작곡가 최종윤, 음악감독 김성수, 안무가 김경엽 등이 참여한다.

이 같은 소설·만화·드라마 등의 무대 공연화는 국내 공연 시장의 소재 범위를 확장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뮤지컬의 경우 창작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해외에서 들여온 라이선스 작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미 대중에게 한 차례 선보여 흥행이 검증된 원작은 공연 제작사에 매력적인 소재일 수밖에 없다. 김덕남 서울시뮤지컬단 단장은 “아직 창작의 기반이 약하다 보니 처음부터 새로운 스토리를 구상해 공연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많은 편”이라며 “타 장르에서 스토리의 큰 기둥을 빌려오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원작의 흥행이 공연의 인기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흥행작’이라는 장점이 양날의 칼이 되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것.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무대 문법에 대한 고민 없이 원작을 단순 재연하는 수준에 머무를 경우 ‘굳이 무대용으로 다시 즐겨야 하는 명분’이 사라진다”며 “소설이 됐든 드라마가 됐든 원작을 정해진 시공간에 어떻게 압축해 풀어내고 무대만의 차별점을 만드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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