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과장과 거짓말로 논란을 일으켰던 트럼프의 민낯이 26일(현지시간) 1차 TV토론에서 명확히 드러나면서 대선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폴리티팩트가 트럼프와 힐러리가 쏟아낸 말들이 사실인지 집계한 결과, 트럼프의 발언은 ‘대부분 진실’인 경우가 16%에 불과한 반면 힐러리는 5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TV뿐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그간의 발언들보다 TV토론에서의 한 마디가 훨씬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트 실버(Nate Silver)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538(FiveThirtyEight)’의 여론조사 분석에 따르면 TV토론이 진행되기 전에 최종 집계된 26일 18시 51분(현지시간) 기준 트럼프의 지지율은 45.2%다. 힐러리(54.8%)의 지지율에는 못 미치는 수치지만 불과 한 달 여 전인 8월 20일 트럼프의 지지율은 14.2%였다. 한 달 여 만에 9.6%P로 격차를 좁힐 정도로 트럼프가 매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1차 TV토론 이후 미국 CNN 등 현지 주요 언론이 “대선 TV토론의 승자는 힐러리”라고 잇달아 보도하는 등 트럼프의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NN이 여론조사기관인 ORC와 공동으로 TV토론 시청자들을 상대로 실시간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힐러리가 잘했다’는 응답이 62%, ‘트럼프가 잘했다’는 답변은 27%에 그쳤다. 주요 현안을 얼마나 잘 이해했는지에 대해서도 힐러리는 68%, 트럼프는 27%를 기록했다.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누가 더 적합하냐는 질문에도 역시 힐러리가 67%, 트럼프가 32%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도 힐러리를 승자, 트럼프를 패자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TV토론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느냐다. 이번 TV토론은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대선에서 첫 번째 분수령으로 불릴 만큼 중요성이 부각됐다는 점에서 힐러리가 이득을 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동시에 트럼프의 뚜렷한 상승세는 한풀 꺾일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웹사이트 ‘538’은 미 대선 결과를 Polls-plus forecast·Polls-only forecast·Now-Cast의 세 가지 모델로 나눠 예측하고 있다. 여론조사·경제·기존 데이터를 결합해 결과를 예측하는 Polls-plus forecast의 경우 힐러리 54.6%대 트럼프 45.4%, 여론조사 결과만 보여주는 Polls-only forecast는 힐러리 54.8%대 트럼프 45.2%, 오늘 대선이 치러질 경우 승자를 예측하는 Now-Cast 모델에서는 힐러리 52.1%·트럼프 47.9%를 기록했다. 네이트 실버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등을 예측한 바 있다.
/김나영기자 iluvny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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