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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훙샹그룹 제재...中 추가 조치가 진정성 잣대 될 것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물자를 제공해온 의혹을 받아온 중국 기업 랴오닝훙샹(遼寧鴻祥)그룹이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는다. 미 재무부는 26일(현지시간) 훙샹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단둥훙샹실업발전과 훙샹그룹 최대주주인 마샤오훙 대표 등 개인 4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관과 개인까지 제재하는 ‘세컨더리보이콧’이 사실상 적용된 것으로 중국 기업이 북한 핵·미사일 관련 제재 대상이 된 것은 처음이다.

미국 정부가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에 직접 ‘칼’을 빼 든 이유는 분명하다. 북한이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아래서도 5차 핵실험을 감행하고 탄도미사일 능력을 배가한 배경에는 중국 기업과의 거래가 있었다는 것이 미 정부의 판단이다. 실제 훙샹그룹은 이미 2009년부터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오른 조선광선은행 등과 5년 넘게 금지품목인 고순도 알루미늄괴 등을 비밀 거래해왔다.

미국 정부의 이번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보려면 중국 정부의 추가 대북조치가 관건이다. 중국 정부는 훙샹그룹의 마 대표를 체포한 데 이어 징계범위를 관여된 관료들까지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지만 이는 핵심이 아니다. 결국 대북압박의 추가 제재 카드를 제시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다른 중국 기업으로 제재를 확대하며 압박 강도를 높여갈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되면 최악의 경우 중국과 미국의 마찰과 충돌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대의명분을 중시하는 국가다. 그런 차원에서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나서는 북한을 두둔할 어떤 대의도, 명분도 없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북한산 석탄 수입 등을 ‘민생예외 조치’라고 허용하며 대북압박에 미온적 태도를 보여왔다. 실효적인 추가 대북압박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중국 정부는 우리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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