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30일 “국민소득 5~6만 달러 돌파와 남북통일 등 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기 이전에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로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대학교에서 ‘경제성장과 경제정의’라는 주제로 강연을 열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하나 갖고도 국론이 이렇게 분열되는데 지금처럼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국회가 내각제 하에서 국가 안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30년 동안 해본 5년 단임제는 인기 없는 경제성장 정책을 펴기가 굉장히 힘들다”며 “현재 한국의 발전단계에서는 개헌을 통해 4년 중임제로 권력구조를 바꾸는 것이 맞다”는 소신을 드러냈다.
야권이 촉발한 법인세 인상과 관련해서는 “지금 조세 수준으로는 ‘중부담·중복지’를 실현하기 힘들다”며 “이명박 정부가 법인세를 감세하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 찬성”이라고 말했다. 현행 22%의 법인세 최고세율을 MB 정부 이전 수준인 25%까지 인상하자는 야당의 주장에 사실상 동조 입장을 밝힌 셈이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또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때 경제민주화·복지·일자리 등 세 가지 키워드로 선거를 치렀다”며 “일자리야 성장이 안 되니 그렇다 쳐도 복지와 경제민주화는 대통령 차원의 노력이 약했다”며 청와대를 다시 한번 겨냥했다.
국회 파행과 관련해서는 “김영우 국방위원장이 지금처럼 엄중한 시기에 국감을 하겠다는 뜻에 100% 동감한다”며 “김 위원장에 대한 징계 얘기가 얼핏 나오지만 제 머릿속으로는 그렇게까지 당이 막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정치권에서 활발한 논의가 진행 중인 ‘제 3지대론(論)’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평소에 모여서 이념·노선·철학·정책을 놓고 토론한다면 모르겠는데 대선을 앞두고 권력을 잡기 위해 급조된 제3지대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보수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뀐다는 믿음을 갖고 새누리당에 남아 이 당을 바꿔 보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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