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참사가 덮친 뒤 한국사회에서 학력주의는 더욱 공고해졌다. 대학이라도 가야 하거나 혹은 대학 만이 전부라는 신학력주의로 2000년 이후 대학 진학률은 70%를 넘어선다. 때마침 대학 자율화라는 명분으로 대학은 등록금을 천정부지로 올린다. 정부는 등록금을 낮추기 보다 ‘금융을 통한 (가짜) 복지’, 즉 부채를 통해 학업을 지속하도록 했다. 사상 최악의 실업률 속에서 그렇게 거대한 빚더미에 위태롭게 내몰린 새로운 청년 세대가 탄생했다.
새 책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는 대한민국에 ‘부채 세대(Generation DEBT)’가 등장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청년들이 단지 가난해서 빚을 지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바로 저성장의 트랙에서 학생들에게 대학을 강요하고 빚지기를 강권하는 채권-채무의 새로운 권력 지형과 사회경제적 구조에 있다”고 주장한다.
책은 실제 10년간의 대학·대학원 과정에서 2,200만원의 빚을 진 채무 당사자이자 부채 연구자가 자신을 경험을 토대로 역시 빚쟁이가 되어 버린 수많은 청년들의 삶을 밀착 인터뷰해 써내려간 ‘청년 빈곤과 채무에 관한 보고서’다. 1만3,800원.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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